통계청이 강원지역의 통계 데이터 활용 및 서비스 인프라 구축을 명목으로 강원대학교에 통계데이터센터(SDC)를 개소했지만, 이는 지역 이용자들의 실질적인 데이터 수요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는 ‘땜질식’ 처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 주요 거점 지역에 이미 15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원지역 이용자들의 데이터 수요를 충족시킨다는 명분으로 뒤늦게 16번째 센터를 설치한 것은, 그동안 강원지역의 통계 데이터 접근성이 얼마나 열악했는지를 방증하는 결과다.
통계청은 지난 9월 16일 강원대학교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통계데이터센터를 개소했다고 밝혔다. 이 센터는 외부와 차단된 공간에서 통계데이터와 민간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 이용 플랫폼으로, 국가승인통계 마이크로데이터뿐만 아니라 인구·가구·기업 통계등록부 등 행정 통계 자료, 통신·카드·신용 등 민간 데이터까지 한곳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는 이미 전국 주요 거점 지역에 설치·운영 중인 기존 15개 센터에서도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다. 즉, 강원지역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전국 단위의 통계 데이터 서비스 인프라 구축이라는 통계청의 본래 계획을 강원지역까지 확대 적용한 것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안형준 통계청장은 강원대학교와 지자체에 감사를 표하며 학술 연구 및 정책 지원 목적으로 통계 데이터 활용을 당부했다. 또한 AI 대전환 시대에 맞춰 AI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 서비스 개선과 데이터 안전 활용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러한 약속은 강원지역 이용자들이 겪는 근본적인 데이터 접근성의 어려움을 해결해주기에는 역부족이다. 통계청의 이번 조치가 지역 내 통계 데이터 활용을 촉진하고 관련 연구를 활성화하는 데 얼마나 기여할지는 미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