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건설 현장의 핵심 자재인 철근이 10월부터 다수공급자계약(MAS) 방식으로 공급된다. 이는 연간 1조 2천억원 규모에 달하는 철근 시장에서 그동안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온 담합 행위를 근절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조치다. 기존 입찰 방식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했던 담합은 시장의 불신을 키우고 건설 현장의 안정적인 자재 수급 및 품질 확보에 걸림돌이 되어왔다. 조달청은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안정적인 공급과 품질 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이번 MAS 전환을 추진하게 되었다.
새로운 MAS 계약 방식은 공급 안정성 강화를 목표로 몇 가지 핵심적인 변화를 포함한다. 첫째, 수요기관이 직접 납품 업체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부여하여 공급 시장의 투명성을 높인다. 둘째, 월별 최대 납품 요구 금액을 설정하여 특정 업체로의 쏠림 현상을 방지하고, 셋째, 권역별 최소 1개소 이상의 하치장 설치를 의무화하여 건설 현장에서의 자재 부족으로 인한 공기 지연을 최소화한다.
철근의 품질 강화 또한 이번 MAS 전환의 주요 목표 중 하나다. 계약 대상 업체는 사전 심사를 통해 관리 능력을 엄격하게 검증받아야 하며, 현장 납품 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을 경우 3일 이내에 조달청에 즉시 통보해야 한다. 이를 통해 거래 정지나 부정당 제재와 같은 신속한 후속 조치가 가능해져 현장 단위의 품질 관리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5억원 이상 대규모 발주 시에는 2단계 경쟁을 도입하여 품질, 적기 납품, 계약 이행 평가 비중을 높인 종합 평가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가격의 합리성과 시장 경쟁성을 동시에 확보할 계획이다. 이러한 2단계 경쟁과 다량 납품 할인 제도는 단가 인하를 유도하고 다수 계약자 간의 자발적인 경쟁을 촉진하여 계약 이행 시 서비스 품질 개선 효과까지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MAS 전환을 통해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서는 이형철근(KSD3504) 총 48개 규격이 공급될 예정이다. 특히 수요기관과 업계의 요구를 반영하여 지진에 강한 건축물 설계에 필수적인 특수 내진용 철근 규격도 새롭게 포함되었다. 현재 철근 MAS 계약 절차에는 9개사가 사전 심사를 통과했으며, 이 중 6개사는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고 1개사는 이미 계약을 체결했다. 최종적으로 총 10개 업체가 참여할 예정이며, 이는 기존 단가 계약에 참여했던 6개사보다 확대된 규모로, 국내 모든 제강사가 참여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조달청 백승보 청장은 이번 철근 MAS 전환이 공공 건설 자재 구매 방식에서 경쟁력을 크게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안정적인 공급과 품질 신뢰성을 확보하여 건설 현장의 원활한 사업 수행을 지원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한 상생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