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례 없는 디지털 전환의 파고 속에서 기존 통상 질서의 대응 방안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러한 문제 의식 아래, 산업통상자원부(장관 김정관)는 스위스에서 개최된 ‘2025 세계무역기구(WTO) 퍼블릭포럼’에서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통상 규범 논의를 선도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WTO 퍼블릭포럼은 전 세계 정부, 국제기구, 학계, 재계 인사들이 모여 다자무역체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심도 깊은 토론을 벌이는 WTO의 가장 중요한 연례 행사다.
이번 포럼에서 한국은 ‘디지털 시대의 투자원활화 협정’과 ‘AI 활용 통상 및 분쟁 관리’라는 두 가지 핵심 세션을 주최하며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AI 세션’에서는 Johanna Hill WTO 사무차장, Alan Wolff 전 WTO 사무차장(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Kathleen Claussen 교수(미 조지타운대 로스쿨), 강문성 교수(고려대 국제학부) 등 국내외 통상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하여 인공지능이 무역 확대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과 함께, 이에 대한 WTO의 역할 정립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산업부 노건기 통상교섭실장(이하 실장)은 축사를 통해 “디지털 전환은 무한한 기회를 창출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규범적 논의를 촉구한다”며, “WTO가 이러한 복잡한 논의를 제도화할 핵심적인 무대”임을 강조하며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이어진 ‘투자원활화 세션’에서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걸맞은 투자 환경 개선 방안과 함께, 투자원활화 협정의 WTO 법적 체계 편입 필요성이 주요 안건으로 다루어졌다. 노 실장은 이 세션에서 “투자원활화 협정은 단순한 투자 관련 행정 절차의 디지털화뿐만 아니라, 개도국들이 이러한 혁신적인 도구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설명하며 협정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또한,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복수국간 협력의 틀 안에서 투자원활화 협정의 WTO 체제 편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산업부는 이번 WTO 퍼블릭포럼에서의 주도적인 역할을 발판 삼아, 앞으로도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 질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2026년 3월 카메룬에서 개최될 WTO 제14차 각료회의(MC-14) 등 향후 주요 국제회의에서도 다자무역체제의 회복력 강화와 디지털 통상 등 핵심 현안 논의에 적극 참여하여 국제 통상 규범 형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