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기후변화와 식량 안보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물공장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딸기는 재배 기술의 난이도가 높아 식물공장 환경에서의 안정적인 재배에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약한 빛과 높은 습도로 인한 팁번 현상, 특수 환경에서의 관리 기술 부족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농촌진흥청은 수직형 식물공장에서 딸기 ‘고슬’ 품종을 고품질로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식물공장 딸기 재배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농촌진흥청 고령지농업연구소가 식물공장 운영 업체와 협력하여 ‘고슬’ 품종 30주를 3개소의 식물공장에서 재배한 결과, 안정적인 수확과 고품질 생산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이는 이전의 일계성 품종이 겪었던 높은 습도와 광량 부족으로 인한 화분 빈약, 꽃눈 형성 불안정, 수정 불량, 기형과 발생 등의 한계를 ‘고슬’ 품종이 극복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고슬’은 낮 길이나 온도 조건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연중 꽃대가 발생하는 중일성 품종으로, 화분 발생량이 많아 수정이 원활하고 기형과 발생이 적다는 장점을 가진다. 조사 결과, ‘고슬’은 주당 평균 35개의 화방을 형성했으며, 개당 평균 무게 18.2g, 10a당 상품 수량 2,586kg, 당도 10.1브릭스를 기록했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고슬’ 품종은 자체적으로도 뛰어난 품질을 자랑한다. 당도 12.9브릭스, 당산비 25.8로 맛과 향이 우수하며 과실이 단단하다는 특성이 있다. 이러한 ‘고슬’ 품종의 특성은 식물공장의 최적화된 환경과 결합될 때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플랜티팜 강대현 대표는 “식물공장에서 ‘고슬’을 재배했을 때 기존 겨울딸기 품종보다 생리장해 발생이 적어 매일 안정적인 수확이 가능했다”고 언급하며, 이를 바탕으로 백화점, 편의점 등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러한 ‘고슬’ 품종의 수직형 식물공장 재배 안정성 검증은 국내 식물공장 산업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농촌진흥청 고령지농업연구소 조지홍 소장은 “수직형 식물공장에서의 ‘고슬’ 재배 안정성이 검증된 만큼, K-수직농장 시스템의 수출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불어 해외 진출 확대 및 로열티 확보를 위해 품종 판별 기술 개발에도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슬’ 품종을 활용한 식물공장 딸기 재배 기술의 확산은 미래 식량 생산 방식의 다변화와 국내 농업 기술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