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표 수집가들의 오랜 염원이었던 세계적인 규모의 전시회, 필라코리아2025가 서울 코엑스 마곡에서 9월 17일부터 5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이번 전시회는 단순히 과거의 유물을 선보이는 것을 넘어,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며 우표 문화의 미래를 조명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화려한 개막 이면에는,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 속에서 우표라는 전통적인 수집 문화가 겪고 있는 고유의 어려움과 이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담겨 있다.
이번 필라코리아2025는 전 세계 65개국에서 출품된 20여만 장의 우표 작품을 선보이며 역대급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는 품목은 약 115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에 낙찰된 ‘1센트 마젠타’이다. 이 희귀 우표는 단순히 높은 가치를 넘어, 오랜 역사 속에서 많은 이들의 손을 거치며 쌓아온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 그 가치가 더욱 빛난다. 더불어 우리나라 최초의 우표인 ‘문위우표’ 등 역사적 의미가 깊은 다양한 희귀 우표들이 함께 전시되어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이러한 희귀 우표들은 단순히 종이 한 장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과 인류의 역사를 담고 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으로서 그 가치를 재확인받는 계기가 된다.
이번 전시회의 핵심적인 특징은 ‘우표와 인공지능·디지털의 만남’이라는 테마 아래, 인공지능 및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운영된다는 점이다. 이는 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우표 수집이라는 전통적인 취미가 어떻게 새로운 생명력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의 결과이다. 디지털 기술을 통해 우표의 정보를 보다 쉽게 검색하고,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하여 우표의 역사적 배경이나 관련된 이야기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은 젊은 세대에게 우표 수집의 매력을 알리고, 기존 수집가들에게는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시도는 우표가 가진 고전적인 매력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려는 중요한 시도이다.
필라코리아2025의 개막은 우표 문화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희귀 우표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첨단 디지털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관람 경험을 제공하려는 이번 시도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우표 수집은 단순히 과거의 유물을 간직하는 취미를 넘어 미래 시대에도 그 가치를 인정받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이 결합된 새로운 프로그램들은 미래 세대에게 우표의 역사와 아름다움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다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우표 문화의 저변을 확대하고, 수집가들에게는 더욱 풍부하고 깊이 있는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필라코리아2025가 우표 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중요한 행사로 기록될 가능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