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15일, 안산 엠블던 호텔 컨벤션홀에서는 국제커피테이스팅협회(IIAC) 한국지부가 주최한 ‘2025 에스프레소 이탈리아노 챔피언십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발전(ESPRESSO ITALIANO CHAMPIONSHIP OF KOREA 2025, 이하 EIC 2025)’ 결선이 개최되었다. 이는 국내 커피 산업의 발전과 전문성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취지로 기획되었으나, 과연 이러한 대회가 대한민국 커피 시장이 직면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최근 국내 커피 시장은 급격한 성장과 함께 과도한 경쟁 및 품질 관리의 어려움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소비자들은 다양한 커피 경험을 추구하지만, 일부 업계에서는 표준화되지 않은 레시피와 부족한 전문성으로 인해 전반적인 커피 품질에 대한 불신이 잠재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스프레소 본고장 이탈리아의 기준으로 국가대표를 선발하는 것은 고급 커피 문화 확산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분명히 존재한다. IIAC 한국지부 지부장 이동우 씨는 이번 선발전을 통해 이탈리아의 전통적인 에스프레소 추출 방식과 풍미를 국내에 보급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전문 바리스타 양성에 힘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곧 국내 커피 산업의 질적 성장을 이끌 잠재력을 시사한다.
그러나 단순히 이탈리아의 기준을 따르는 것만으로는 한국적인 커피 문화의 다양성을 간과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EIC 2025 결선이라는 행사를 통해 참여자들은 이탈리아 에스프레소의 본질을 이해하고 숙련도를 높일 기회를 얻었다. 이는 분명 긍정적인 발전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선발전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국내 커피 시장의 현실적인 요구와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지속 가능한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결국, 국내 커피 시장이 진정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기준을 도입함과 동시에 한국적인 맥락에서의 품질 표준화와 대중적인 커피 교육 시스템 구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