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잊혀진 금융자산이 무려 18조 4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 적금, 보험금, 증권 계좌의 투자자예탁금, 신탁, 그리고 카드 포인트 등 다양한 형태의 금융자산이 금융소비자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채 잠들어 있는 것이다. 이는 금융소비자들이 자신의 자산에 대한 인지도를 잃어버리고, 결과적으로는 재산권 행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방증한다. 30대 OO씨의 사례처럼, 이직과 결혼, 이사 등 삶의 변화 속에서 급여통장을 개설했던 은행 계좌를 잊어버리고, 40대 △△씨의 경우처럼 여러 카드사의 혜택에 맞춰 다양한 카드를 사용하다 보니 쌓인 포인트들을 일일이 관리하지 못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히 잊혀진 자산의 규모를 넘어, 금융소비자들의 자산 관리 능력과 금융 정보 접근성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금융자산 실종 문제 해결을 위해 금융 당국은 금융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자신의 숨은 자산을 확인하고 환급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금융소비자 포털 ‘파인’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내 계좌 한눈에’ 메뉴를 통해 본인 인증 후 모든 금융권의 휴면 금융자산 및 장기미거래 금융자산을 한눈에 조회할 수 있다. 또한, ‘어카운트인포’ 애플리케이션에서도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1년 이상 거래가 없고 잔고가 100만 원 이하인 예금, 적금, 투자자예탁금, 신탁계좌의 경우 즉시 환급이 가능하다. 더불어 ‘내 카드 한눈에’ 서비스를 이용하면 여러 카드사에 흩어져 있던 미사용 카드 포인트도 조회하고 현금화할 수 있어, 잊고 있던 소중한 자산을 되찾는 데 도움을 준다.
숨은 금융자산을 찾아가는 이 과정에서 금융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유관기관 및 금융회사는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신분증 등 개인정보나 계좌 비밀번호와 같은 민감한 금융정보를 요구하지 않으며, 환급을 위한 수수료 명목으로 금전 이체를 요구하지도 않는다. 또한, 어떠한 인터넷주소(URL)도 따로 제공하지 않으므로, 출처가 불분명한 링크 클릭은 절대 금해야 한다. 이러한 주의사항을 숙지하고 파인이나 어카운트인포와 같은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숨은 자산을 조회하고 환급받는다면, 잊혀진 18조 4천억 원이라는 막대한 금융자산이 제 주인을 찾아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금융소비자들의 재산권을 강화하고 합리적인 금융 생활을 지원하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