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연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가야 관련 자료들이 체계적인 관리와 활용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는 그동안 축적된 가야 관련 자료들을 국민과 공유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복합문화공간 ‘Re.가야’를 개관하며, 더불어 금관가야 왕성으로 알려진 「김해 봉황동 유적」 발굴 10주년 기념 학술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가야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방대한 양의 발굴 기록물, 기증 도서, 비귀속 문화유산 등이 체계적인 연구와 접근성이 낮은 상태로 보관되어 있어, 가야 문화유산의 가치를 온전히 발현시키기 어려운 문제점이 지속되어 왔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는 지난해 9월 문을 연 국립가야역사문화센터(이하 ‘가야센터’) 내에 복합문화공간 ‘Re.가야’를 조성했다. ‘Re.가야’는 ‘다시(Re)’라는 키워드 아래 가야를 새롭게 기억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열린수장고’에서는 30여 년간 보관만 되어 왔던 가야토기를 최초로 공개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다양한 가야토기들을 선보인다. 또한, ‘고고학자의 방’에서는 가야문화권 발굴기록물을, ‘책방’에서는 가야 관련 연구자들의 기증 도서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과거의 기록을 바탕으로 국민과 함께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가는 복합문화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9월 25일에는 「김해 봉황동 유적」 발굴 10주년 기념 학술토론회(심포지엄)가 개최된다. ‘발굴, 기록, 과학의 만남: 김해 봉황동 유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주제로, 문헌 및 고고학적 발굴 성과 공유부터 GIS, 탄소14연대, 동·식물유체 분석 등 과학적 분석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발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오전에는 문헌과 최신 조사 성과를 중심으로, 오후에는 입지, 퇴적환경, 시간, 생활상, 제작 흔적 등 과학적 분석 결과를 심도 있게 다룬다. 마지막으로, 권오영 서울대 교수를 좌장으로 논평자들이 참여하여 유적의 향후 조사·연구 방향을 모색하고 연구 내실화를 위한 종합 논평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Re.가야’의 개방과 학술토론회 개최는 가야센터가 국가유산 연구, 보존, 활용 기능을 완비한 미래 세대와 함께 가야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문화적 중심지(허브)로 발전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발굴 기록물의 체계적 관리와 접근성 향상, 그리고 심도 있는 학술 연구를 통해 가야사 연구와 지속가능한 보존·관리 체계가 강화될 것이며, 이는 잊혀진 가야의 기억을 되살리고 그 가치를 재조명하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