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화한 날씨와 함께 태양광 발전량이 증가하는 가을철, 전력 공급 과잉으로 인한 계통 불안정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산업체 조업률이 낮아지고 주말 및 연휴 기간이 겹칠 경우, 발전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태양광 발전 설비가 밀집된 일부 지역에서는 송전선로 수용 용량을 넘어서는 국지적 계통 불안정 문제도 예견되고 있다. 이러한 공급 과잉과 국지적 불안정은 전력망 전체의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선제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러한 가을철 전력 수급 불균형 및 계통 불안정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10월 20일부터 11월 16일까지 58일간 ‘가을철 경부하기 대책’을 추진한다. 이는 과거 여름·겨울철과 같이 급증하는 냉난방 수요에 맞춰 전력 수급 대책을 추진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발전력 조정이 어려운 경직성 전원의 증가 추세를 고려한 조치이다. 가을철은 비교적 낮은 전력 수요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등 발전 설비의 발전량은 높다는 특징을 가진다. 이에 전력당국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수급 불균형과 국지적 계통 불안정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올해 추석 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전력 수요 감소에 대비하여 지난 16일에는 경부하기 수급 상황 대응 모의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산업부는 발전량 감축과 수요량 증대라는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선제적 안정화 조치를 시행한다. 발전량 감축을 위해서는 석탄 단지 운영 최소화, 공공기관 자가용 태양광 운영 최소화, 원전 정비 일정 조정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수요량 증대를 위해서는 수요자원 활용 및 태양광 연계 에너지저장장치(ESS) 충전 시간 조정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만약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발전량 감축이 불가피할 경우에는 경직성 전원에 대한 출력 제어를 통해 계통 안정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는 재생에너지 출력을 전력망에 원활하게 연결하고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조치로,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공급 과잉 및 계통 불안정 우려 시에는 발전 사업자들이 출력을 사전에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전일 오후 6시, 당일 오전 9시, 그리고 출력 제어 30분 전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사전 안내를 제공한다. 더 나아가, 발전 사업 준비 예비 사업자들이 발전소 입지 및 시기 선정에 참고할 수 있도록 연도별·권역별 출력 제어 정보를 정기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최연우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정책관은 “올 가을철 안정적인 수급 관리와 국지적 계통 불안정 해소를 위해 선제적 안정화 조치를 최대한 시행할 계획”이라며,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정부 역시 경부하기 대책 기간 운영, 계통 안정화 설비 보강, 시장 제도 개편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다각적인 노력은 가을철 전력 공급 과잉이라는 당면 과제를 해결하고, 안정적인 전력망 운영을 통해 국민들의 전력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