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K-wave’라는 강력한 문화적 영향력을 전 세계에 미치고 있는 시대에, 대한민국의 학문과 지적 전통이 세계 무대에서 진정한 자부심으로 인정받기 위한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과거에는 해외의 학문적 흐름을 수용하는 데 집중했지만, 이제는 한국 자체의 연구 성과와 지적 자산이 세계적인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제70회를 맞이한 대한민국학술원상 시상식은 한국 학문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미래를 조망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대한민국학술원이 지난 70년간 대한민국 학문 발전과 지적 자부심 고취에 기여해 온 상징성과 대표성은 이미 널리 인정받고 있다. 이정복 회장을 비롯한 학술원 회원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한국 학문은 견고한 지적 전통을 구축해 왔다. 오늘날 수상의 영광을 안은 다섯 분의 교수님들은 이러한 학술원의 노력과 더불어 각자의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 성과를 거두며 한국 학문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과거, 세계적인 석학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도 한국 학계의 위상을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영어권 국가의 학문적 영향력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다. 인문, 사회, 자연과학 등 모든 분야에서 한국 학자들이 세계에 내놓고 설명할 만한 충분한 업적과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러한 성과는 한국 학문이 세계 무대에서 동등한 위치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대한민국학술원이 걸어온 70년의 역사는 한국 학문의 굳건한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제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70년에는 대한민국 학술원이 단순히 국내 학문을 지탱하는 것을 넘어, 노벨 평화상, 문학상 등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상들을 넘어서 모든 학문 분야에서 한국의 지적 전통과 자산이 세계를 뒤흔들 정도의 파급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진다. 학술원 회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오늘 수상한 학자들의 업적은 앞으로 한국 학문을 이끌어갈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며, 한국 학문의 세계화를 향한 도약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