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2호기에서 발생한 중수 누설 사건은 원자력 발전소의 핵심 설비인 감속재 정화계통의 안전성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지난 9월 19일 4시 30분경 월성 2호기 감속재 정화계통에서 중수가 누설되었다는 사실을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에 보고했다. 이 보고는 5시 16분에 이루어졌으며, 원안위 월성원전지역사무소는 5시 50분에 현장에 도착하여 점검을 시작했다.
이번 사건은 원자로가 정지된 계획예방정비 기간 중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한수원은 중수 누설이 확인된 즉시 관련 펌프를 정지시켜 누설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누설된 중수는 원자로 보조건물의 필터룸 및 내부 집수조로 수집되었으며, 외부로 누출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9월 19일 12시 기준으로 누설량은 약 265kg으로 평가되었으며, 한수원은 추후 정확한 누설량을 산정하여 다시 보고할 예정임을 밝혔다. 현재까지 원전 외부 방사능 관련 특이사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중수 누설 사건은 감속재 정화계통의 설계 및 운영상의 잠재적인 문제점을 시사한다. 감속재는 원자로의 핵분열 반응을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므로, 이 시스템에서의 누설은 발전소 안전 운영에 대한 우려를 낳을 수밖에 없다. 원안위는 현재 월성원전지역사무소를 통해 현장 안전성을 점검하고 있으며,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을 현장에 파견하여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감속재 정화계통의 안전성을 재점검하고, 향후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