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세 할머님이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받고 처음으로 떠올린 것은 자신을 찾아오는 청년 봉사단이었다. 평소 봉사단원들에게 받기만 했던 것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되갚고 싶었던 할머니의 마음이 작은 잔칫상으로 표현되었다. 이는 단순한 소비 지원을 넘어, 고마움을 표현할 용기와 기회를 제공하는 소비쿠폰의 또 다른 의미를 보여준다.
파주의 청년 봉사단 ‘따숨’은 매월 두 번째 토요일, 89세 할머니 댁을 방문한다. 봉사단은 할머니에게 두유, 계란, 직접 기른 채소 등의 먹거리를 전달하고, 그림 그리기와 뜨개질을 즐기시는 할머니를 위해 색칠 공부책, 뜨개실, 바늘 세트 등을 준비해간다. 할머니는 매번 자신을 찾아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오히려 선물을 챙겨주는 봉사단원들에게 미안함을 느끼며 종종 직접 부친 부침개를 내놓곤 했다. 굽은 허리로 정성껏 부쳐낸 따뜻한 부침개는 봉사단원들에게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선물이었다.
이번 달 방문에서 봉사단원들은 깜짝 놀랄 만한 광경을 목격했다. 할머니 댁에는 부침개뿐만 아니라 알록달록한 과일 화채와 삶은 계란, 미숫가루까지 차려져 있었던 것이다. 할머니는 봉사단원들의 놀라움에 활짝 웃으며 “이번에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받았는데, 제일 먼저 너희 생각이 났다. 그동안 나한테 베풀어준 게 많으니, 꼭 한 번은 내가 보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할머니의 진심 어린 말에 봉사단원들은 붉어진 눈시울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할머니는 화채에 넣기 위해 처음으로 ‘망고수박’이라는 과일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값이 비싸 일반 수박보다 달 것이라 생각하고 구매했지만, 기대와 달리 일반 수박보다 달지 않아 실망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할머니는 실망감을 뒤로하고 딸기우유를 섞어 화채를 만들었고, 이는 오히려 봉사단원들과 함께 다채롭고 맛있는 화채를 즐기는 계기가 되었다. 모두가 모여 화채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웠고, 각자 소비쿠폰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즐거운 이야기꽃을 피웠다. 할머니는 봉사단원들을 위해 뜨개실로 직접 만든 휴대폰 가방을 선물했고, 이를 가위바위보로 나누어 가진 봉사단원들은 할머니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훈훈한 시간을 마무리했다.
봉사단원들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할머니의 정성에 깊은 감동을 느꼈다. 연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봉사단원들을 생각하며 시장을 보고, 부침개를 부치고, 화채까지 손수 만들어주신 할머니의 마음이 그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쌌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단순한 소비 촉진 수단을 넘어, 누군가에게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는 용기와 기회를 제공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굳건히 이어주는 매개가 되었다. 쿠폰으로 시작된 작은 나눔은 할머니와 봉사단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행복과 감동의 기억으로 남았으며, 물질적 도움보다 더 값진 ‘함께 나누는 마음’의 가치를 다시 한번 깨닫게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만들어준 이 특별한 인연과 따뜻한 하루는 오래도록 간직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