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에 거주하거나 체류하는 우리 국민의 안전이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 그중에서도 베트남은 한국 교민과 여행객이 집중되는 곳이지만, 교통사고와 익수사고 등 각종 응급 상황에 대한 안전 수준이 낮아 전문적이고 즉각적인 대응이 절실한 상황이다. 매년 1만 1천여 명 이상의 어린이가 익사로 사망하는 등 선진국 대비 10배 이상 높은 사고율을 보이는 현실은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체계적인 지원이 얼마나 시급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대한민국 소방이 국경을 넘어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동시에 국가 소방산업의 도약을 위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다.
소방청은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주베트남 대한민국 대사관에 소방관을 공식 파견하는 조치를 단행한다. 22일부터 시작되는 이번 파견은 한국 소방이 해외 재외공관에 처음으로 직무 파견하는 사례로, ‘재외국민 보호’와 ‘소방산업 육성’이라는 두 가지 핵심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파견되는 소방관은 주베트남 대한민국 대사관에 상주하며, 베트남 현지에서 발생하는 재외국민 대상 △한-베트남 응급의료 협력 창구 역할 △현지 재난 대응 정책 자문 △양국 공동훈련 및 인적자원 교류 지원 △재외국민 안전 보호 활동 등을 전담하게 된다. 특히, 현지에서 발생하는 응급의료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환자 이송이 필요할 경우 안전하게 국내로 이송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교민을 대상으로 안전 교육 및 훈련을 지원하여 스스로의 대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더불어 높은 현지 치료비 부담과 부족한 의료 인프라로 인해 국내 이송 치료를 희망하는 중증 환자의 경우, 현지 병원과의 협력을 통해 치료와 국내 이송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응급처치, 화재, 지진 대피 등 사고 유형별 대처 요령과 현지 의료 법령 등에 대한 현장 중심의 안전 교육 및 훈련도 교민단체와 협력하여 진행한다.
이번 베트남 파견은 재외국민 보호라는 본연의 임무 수행을 넘어, 대한민국 소방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방청은 현지에서 국내 소방 기업과 협력하여 소방 장비 실증, 제도 협력, 기술 교류를 지원하고, 베트남 공안부와의 협력을 통해 한국 소방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국제 시장 확대의 전략적 거점으로 삼을 방침이다. 이미 소방청은 2012년부터 베트남에 불용 소방차 53대를 무상 지원하며 신뢰를 구축했고, 이를 발판 삼아 231억 원 규모의 소방차 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다. 또한, ‘소방용품 검사제도 기술협력 MOU 체결’과 소방장비 기술지원단 운영 등을 통해 실질적인 교류 및 제도 협력의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베트남은 2023년 기준 한국 소방산업의 교역국 상위 5위 안에 들며, 전체 수출입의 6.3%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시장이다. 특히 2023년 약 85억 원이었던 대베트남 소방산업 수출액은 2024년 약 146억 원으로 72% 급증했으며, 최근에는 국내 소방 제품 인증서를 별도 심사 없이 인정하는 제도가 개정(2024년 4월)되면서 수출 확대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김승룡 청장 직무대행은 이번 재외공관 직무 파견이 대한민국 소방이 해외 재외국민의 생명과 안전까지 보호한다는 상징적인 사례이자, 한국 소방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실질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으로도 소방청은 재외국민 보호와 소방산업 육성을 위해 더욱 촘촘하고 지속적인 국제 협력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