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연설은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 완화와 평화적 관계 발전을 추진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직면한 현실적인 어려움을 드러낸다. 특히 ‘남한과 어떤 협상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김 위원장의 발언은 정부가 ‘북측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확인하는 가운데, 앞으로의 남북 관계 설정에 있어 넘어야 할 과제를 명확히 보여준다.
정부는 김정은 위원장의 연설 내용에도 불구하고 ‘긴 안목’을 가지고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통해 남북 간 적대성 해소와 평화적 관계 발전을 추진해 나간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미대화 지원 등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도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고집을 버린다면 미국 측과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점과 이재명 대통령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며 ‘전임자들의 복사판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한 발언은, 북한의 대외적 태도 변화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정부는 김정은 위원장의 이재명 대통령 실명 인용 여부에 대해 확인 중에 있으며, 북한의 비핵화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이 2023년 최고인민회의에서 ‘두 국가론’을 헌법화하라고 지시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북한이 스스로 확인한 바가 없으며, 오늘 연설에서도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분위기가 읽혔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와 더불어, 북한이 당 창건 80주년을 계기로 대규모 열병식과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동향을 파악하고 있으며,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비밀 병기들을 새롭게 보유했다’고 언급한 내용에 대해서는 예단하지 않고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정은 위원장의 연설에서 제재 이야기가 유독 많이 나온 점에 주목해야 한다. ‘제재 풀기 위해 집착하지 않겠다’는 취지와 함께 ‘시간은 우리 편이다’라는 메시지는,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비핵화와 대북제재 완화 해제를 협상하겠다는 기존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음을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한국이나 미국처럼 정기적인 선거를 통해 리더가 교체되는 체제와의 차별점을 강조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국 체제의 안정성을 자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과의 면담 일정에 대해서는, 현대그룹이 과거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사업 등 남북 관련 사업을 다수 진행해 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와 관련한 전반적인 의견 교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러한 복합적인 상황 속에서도 긴장 완화와 평화적 관계 발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며, 북한의 향후 행보를 면밀히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