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유연하고 입체적인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국제 표준 선점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특히 롤러블, 폴더블, 투명 디스플레이 등 혁신적인 제품들이 시장에 등장하고 있지만, 이들 디스플레이의 성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표준화하는 작업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국내외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 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러한 문제 의식 속에서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은 9월 22일부터 5일간 제주에서 개최되는 ‘디스플레이 국제표준화(IEC TC110) 총회’를 통해 이러한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이번 총회는 2017년 이후 8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행사로, 삼성·LG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국내외 산·학·연 전문가 80여 명이 참여하여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 경쟁에 대한 국제적 논의를 심화할 전망이다.
국표원은 이번 총회를 계기로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는 스트레처블 및 무안경 3D 디스플레이의 성능 평가법에 대한 신규 표준안 2종을 제안할 예정이다.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자유로운 형태 변형과 불규칙한 표면 부착이 가능하여 웨어러블 기기, 모빌리티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의 확장이 기대되는 기술이다. 따라서 이러한 기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는 늘어나거나 비틀렸을 때의 변형 정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표준화된 방법론이 필수적이다. 또한, 무안경 3D 디스플레이는 영상,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생생한 입체 경험을 제공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디스플레이의 핵심은 여러 각도에서 끊김 없는 입체감을 구현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양안시차 및 시선 추적 기술과의 연계를 통해 성능 차이를 최소화하는 측정 위치 평가법이 반드시 확립되어야 한다.
김대자 국가기술표준원장은 이번 국제표준화 총회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하며, “우리 기술 기반의 디스플레이 성능 평가법을 국제 표준으로 제정함으로써 디스플레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도 우리 기업들이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국제 표준화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표준화 노력이 성공적으로 결실을 맺는다면,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은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