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 경북 영천시의 한 화장품 공장에서 발생했던 대형 화재 사고는 산업 현장의 안전 불감증을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드러냈다. 이러한 비극적인 사건을 되풀이하지 않고 재난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소방청이 전국 화장품 제조업 공장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안전관리실태 위험물 검사에 착수했다. 이는 단순히 규정을 준수하는 것을 넘어, 공장 스스로 안전 관리를 강화하도록 유도하는 선제적 대응책의 일환이다.
이번 위험물안전관리 검사는 1차로 이달 22일부터 오는 11월 22일까지 2개월간 시행되며, 대상이 많은 지역은 2차로 11월 23일부터 내년 2월 22일까지 추가적으로 진행된다. 검사 대상은 전국 화장품 제조업 공장 4,191개소 전체이다. 화장품 제조 공정은 단순한 원료 혼합을 넘어 과학적 원리와 정밀한 기술이 결합된 복합적인 과정을 거친다. 다양한 제품 생산을 위해 여러 화학물질이 각기 다른 비율로 혼합, 유화되는 등 다단계 공정을 거치면서 예상치 못한 화재 및 폭발 사고의 위험성이 상존한다. 이에 소방청은 현장 지도 및 검사를 통해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는 데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소방청은 이번 검사를 통해 △원료 보관 창고에서의 무허가 위험물 저장 여부 △자체 실험실에서의 시약, 샘플 저장 및 취급의 적정성 △세척 용품 사용에 따른 폐기물 처리의 안전성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 특히 화재 발생 시 인명 피해와 직결될 수 있는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입건 및 과태료 부과 등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여 안전사고의 근본 원인을 차단할 계획이다. 또한, 위험물 검사와 더불어 위험물 제조소 등에서 사고 발생 시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위기 대응 체계 구축을 위한 맞춤형 현장 컨설팅도 병행한다. 이를 통해 사업장 관계자들이 즉시 참고할 수 있는 실질적인 예방 지도함으로써 인명 피해 위험 요인을 사전에 제거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송호영 소방청 위험물안전과장은 “다양한 위험물을 취급하는 화장품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형 인명 및 재산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기에, 화장품 공장에 대한 소방 검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향후 위험물 안전관리 문화 정착을 위해 지속적인 검사와 지도, 교육을 병행하여 관계자들의 안전 의식 향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화장품 공장의 안전 관리 수준이 한 단계 도약하고, 영천 화재와 같은 안타까운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