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8월까지의 수출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한 4,538억 달러를 기록했으나, 주요 품목별로는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박정성 무역투자실장 주재로 열린 수출 동향 점검회의에서 이러한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향후 수출 전망에 대한 면밀한 점검에 나섰다.
이번 점검 결과, 15대 주요 수출 품목 중 반도체, 자동차, 바이오헬스 등 6개 품목은 수출 증가세를 보인 반면, 철강, 석유제품, 석유화학 등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는 AI 서버 투자 확대와 메모리 가격 반등이라는 수요와 가격 요인이 모두 견조하게 작용하며 1월부터 8월까지의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2025년 1,031억 달러로, 2022년 910억 달러, 2024년 888억 달러를 넘어선 수치다.
자동차 수출 역시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미국의 관세 조치로 인한 대미국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EU) 및 독립국가연합(CIS) 등 타 지역으로의 수출이 확대되면서 1월부터 8월까지의 누적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되었다. 실제로 1월부터 8월까지 자동차 수출은 미국에서 15% 감소했지만, EU에서는 21%, CIS에서는 48% 증가했다.
반면, 철강 수출은 미국의 관세 부과와 수요 산업의 업황 둔화라는 이중고를 겪으며 7% 감소세를 보였다.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역시 유가 하락과 글로벌 수요 둔화의 영향으로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었다. 2024년 1월부터 8월까지의 평균 유가(두바이유 기준)는 82.6달러에서 2025년 71.5달러로 13.5% 하락하며 이러한 추세를 뒷받침했다.
박정성 무역투자실장은 “미국의 관세 부과와 같은 불확실한 수출 여건 속에서도 1월부터 8월까지 수출이 플러스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기업들이 쌓아온 본원적인 제품 경쟁력과 시장 다변화 노력이 주효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9월 수출은 20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했으며, 반도체, 자동차, 바이오헬스 등 주요 품목의 호조세로 4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분기에도 수출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지난 9월 3일 발표한 ‘미국 관세협상 후속지원 대책’을 바탕으로 미국 관세 피해 기업에 대한 긴급 지원,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 업종별 수출 경쟁력 강화 등을 총력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