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상 환경이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기조로 재편되면서, 한국 기업의 수출 시장 다변화와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 속에서 동남아시아 경제의 주요 축이자 성장 잠재력이 높은 태국과의 양자 무역 협정 체결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 내디뎌졌다. 한-태국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제7차 공식 협상이 9월 22일부터 25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된 것이다.
이번 협상은 한국 수출 시장 다변화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상황에서 진행되었다. 특히 아세안 국가 중 경제적 영향력이 크고 소비 시장으로서의 매력도가 높은 태국과의 CEPA 체결은 우리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제7차 협상에는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의 노건기 통상교섭실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한국 대표단과 태국 상무부 무역협상국장의 초티마 이음사와스디쿨(Chotima Iemsawasdikul)을 수석대표로 하는 태국 대표단 등 약 70여 명의 양국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지난 2020년 7월 첫 협상을 시작으로 여섯 차례의 공식 협상을 거치며 꾸준히 논의를 이어온 양국은 긍정적인 협상 모멘텀을 유지해왔다. 특히 2020년 8월에는 기존의 경제동반자협정(EPA)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보다 포괄적인 협력의 틀을 담기 위해 협정 명칭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 CEPA)’으로 변경하는 데 합의하며 협상의 진전을 알린 바 있다. 이는 상품 및 서비스 무역을 넘어 투자, 디지털,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상호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양국의 의지를 반영한다.
이번 제7차 공식 협상에서는 상품, 서비스, 투자, 디지털, 금융 등 총 7개 분야에 걸쳐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양국은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조속한 협상 타결을 위한 구체적인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 노건기 통상교섭실장은 “한-태국 CEPA는 단순히 시장 개방을 넘어, 양국 간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촉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협정은 양국 간 교역 및 투자 활성화의 구심점이 될 것이며, 폭넓은 경제 협력의 토대를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태국 CEPA가 성공적으로 체결된다면, 이는 양국 소비자들의 후생 증진은 물론, 한국 기업들에게는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 시장을 다변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혜택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 보호무역주의라는 거센 파고 속에서 태국과의 CEPA 체결은 한국 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