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식품 기업이 UN 세계식량계획(WFP)의 식품 조달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는 단순한 식량 공여를 넘어, 국내 기업의 해외 수출 판로를 개척하는 내실화된 공적개발원조(ODA) 모델의 성공적인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젤텍이 지난 9월 4일 UN-세계식량계획(WFP)으로부터 영양강화립(Fortified Rice Kernel, FRK) 공급자로 선정되면서, 27.5억 달러 규모의 UN 식품 조달 시장에 대한민국 농식품 기업이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
이번 성과는 UN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식품 강화 전략 2024-2029’ 발표와 맥을 같이 한다. UN은 이 전략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포함한 전 세계적으로 미량영양소 결핍 문제에 직면한 19억 명의 가임기 여성과 아동들에게 필수 영양소 섭취를 위한 영양 강화 식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2026년까지 15개국을 대상으로 8억 5천만 명 이상에게 영양 강화 쌀을 지원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은 한국 농식품 기업이 UN 조달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중요한 배경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된 영양 강화립 201톤은 다음 주, 방글라데시로 향하는 역대 최대 규모인 15만 톤의 식량 원조 쌀과 함께 출항할 예정이다. 이 영양 강화립은 현지 난민 및 취약계층의 영양 개선에 직접적으로 활용될 계획이며, 이와 함께 농식품부와 UN-세계식량계획(WFP)은 이번 식량 원조와 영양 강화립의 첫 지원을 기념하는 행사도 개최할 예정이다.
글로벌 영양 강화 식품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880억 달러(한화 약 123조 원) 규모였던 시장은 2032년 2,220억 달러(한화 약 310조 원)로 약 2.5배 성장할 전망이다. 이 중 영양 강화 쌀 시장은 2030년까지 169억 달러(한화 약 233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한국 농식품 기업에게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UN 산하 국제기구인 세계식량기구(WFP)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WFP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적극 활용하여 더 많은 국내 기업들이 영양 강화 쌀 조달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2026년부터는 식량 원조 사업 외에도 예멘과 레바논 지역의 아동 영양 상태 개선을 위한 ‘학교 급식 강화 사업’을 UN 세계식량기구(WFP)와 함께 신규 추진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총 사업비 46억 원이 투입되며,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이러한 사업들을 통해 우리 농식품 기업들이 UN 조달 시장 진입에 필요한 각종 기술과 절차에 대한 지원을 받으며 참여 기회를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
농식품부 송미령 장관은 “WFP 등 UN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통해 국내 식품기업들이 UN 조달 시장에 더 많이 진출하게 된다면, K-ODA와 연계된 K-푸드 수출 활성화의 성공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모델을 통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세계 식량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하는 동시에,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