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동유럽을 잇는 35년간의 수교 역사와 10년간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기념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한국과 체코는 프라하에서 제6차 경제공동위원회를 개최하고 양국 간 경제 협력의 심화 방안을 모색했다. 이번 회의는 단순히 현안을 점검하는 자리를 넘어,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양국이 직면한 도전 과제를 분석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함께 발굴하려는 전략적 의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한국과 체코 간의 교역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여 올해 50억 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지난 5년간 지속적인 최대치 경신이라는 긍정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한국의 자동차 부품, 반도체 등 100여 개 기업이 체코에 성공적으로 진출하여 양국 경제 협력의 든든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양적 성장을 바탕으로 양측은 다자 및 지역 차원에서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회의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원전 분야에서의 구체적인 협력 진전이었다. 지난 6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의 최종 계약 체결에 이어, 양측은 부지 세부 조사 착수 등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수행 단계를 평가했다. 또한, 정해진 기한 내에 원전 건설이 차질 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약속했다. 이는 양국의 에너지 안보 강화와 미래 에너지 전환 전략 추진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은 기존의 전통적인 제조업 분야를 넘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첨단 산업으로 협력의 범위를 확장하기로 했다. 자동차 산업에서 파생되는 전기차 및 배터리 분야, 그리고 국방 및 항공우주 산업에서의 협력 강화는 물론,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에너지 전환과 수소 기술 분야에서의 협력 또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는 양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려는 의지를 반영한다.
또한, 최근 양국 간 직항 노선이 주 7회로 증편되면서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되는 문화 및 관광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도 논의되었다. 이는 단순한 경제 협력을 넘어, 양국 국민 간의 상호 이해와 교류를 증진시키며 더욱 폭넓은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프라하 회의는 김희상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이 우리 진출 기업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체코 외교부 관계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교역·투자 등 경제 외교 협력 전반과 경제 안보 강화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구체적인 논의와 합의들은 향후 한-체코 경제 관계가 더욱 견고하고 다변화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