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환경·사회·투명 경영(ESG)’ 추진 속도가 완화되는 추세 속에서도 기후기술 투자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녹색 분류체계 개정과 전환금융 지침서 도입이 기업의 녹색 전환 투자를 뒷받침할 핵심 정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녹색금융의 진정한 역할은 단순한 ‘라벨링’을 넘어 고탄소 경제 활동에서 저탄소 경제 활동으로 자금 흐름을 유도하는 것에 있으며, 친환경 위장(그린워싱) 위험 관리 또한 기업과 금융 모두의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지난 9월 26일, 중국 옌타이시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 정부 관계자 및 산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제10회 한중일 환경산업 원탁회의’가 개최되었다. 이번 회의는 제26차 한중일 환경장관회의(TEMM26)의 부대행사로, 3국의 기후위기 대응, 녹색 전환, 탄소중립을 주제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특히, 녹색금융, 순환경제, ESG 정책 및 실천 사례, 환경기술 국제협력이라는 네 가지 세부 의제를 중심으로 3국 간 협력 방안이 모색되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이옥수 지속가능성기후센터장은 녹색금융 발표에서 최근 ESG 추진 속도 완화에도 불구하고 재생에너지, 수소·전기차 등 기후기술 투자가 두 배 이상 확대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개정과 전환금융 지침서 도입이 기업의 녹색·전환 투자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녹색금융의 본질은 고탄소 활동 배제와 무탄소 경제 활동으로의 자금 유동성 확보이며, 이를 위한 그린워싱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임을 지적했다.
순환경제 분야에서는 엘지화학의 이유진 지속가능담당이 플라스틱 폐기물 자원화와 순환경제 전환을 통해 기업의 ESG 가치와 탄소중립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혁신 사례를 소개했다. 한국수자원공사의 김연주 대리는 물 순환 자원의 재생에너지 활용과 기후적응 전략을 결합한 물 기반 친환경 경영 실천 방안을 발표하며, 수자원 분야에서의 실질적인 탄소 감축 가능성을 제시했다.
환경기술 국제협력에서는 효성중공업의 장원석 부장이 해상풍력이 기후위기와 시장 위험을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고 분석하며, 효성이 중국 상해전기와 추진 중인 해상풍력 국제협력 사례를 공유했다. 참가자들은 또한 ‘화넝 옌타이 바자오 열병합발전소 미세조류 탄소저감 신규사업’ 현장을 방문하여, 미세조류를 활용한 발전소 배기가스 내 이산화탄소 흡수 및 온실가스 감축 기술을 직접 시찰했다.
환경부 정은해 국제협력관은 이번 회의를 통해 3국 정부와 산업계가 구체적인 실행 사례를 공유함으로써, 동북아 지역이 세계 탄소중립 전환을 선도하는 협력 사례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논의와 협력은 궁극적으로 기후위기라는 거대한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