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항생제로는 더 이상 치료가 어려운 슈퍼박테리아의 출현은 전 세계적인 보건의료계의 심각한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특히, 여러 항생제에 동시에 내성을 보이는 다제내성균은 감염 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높아, 이에 대한 획기적인 치료제 개발의 필요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러한 난제에 맞서 건국대학교 김양미 교수(시스템생명공학과) 연구팀이 기존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는 다제내성 그람음성균을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는 신개념 펩타이드 ‘Pap12-6-10’을 성공적으로 개발하며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Pap12-6-10’은 다제내성 그람음성균의 세포막을 파괴하는 새로운 작용 기전을 가진다. 이는 기존 항생제가 표적으로 삼았던 부분을 우회하여 내성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많은 연구가 항생제의 효과를 강화하거나 새로운 작용점을 찾는 데 집중되었으나, ‘Pap12-6-10’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세균을 공격하며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명확히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연구 성과는 의약화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에 게재되며 그 과학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Pap12-6-10’의 개발은 항생제 내성균으로 인한 감염병 확산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책 마련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만약 이 펩타이드가 성공적으로 임상 적용된다면, 기존 항생제 치료에 실패했던 수많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항생제 내성 팬데믹에 대한 강력한 방어선을 구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단순히 특정 치료제 개발을 넘어,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거대한 보건 위기에 대한 중대한 진전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