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수소 생산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정부의 야심 찬 계획에도 불구하고, 실제적인 성과 도출과 지속 가능한 생태계 구축에는 여전히 많은 어려움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2025 그린수소 글로벌 포럼’을 개최하며 국제적인 협력과 연대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9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번 포럼은 ‘그린수소와 분산에너지로 여는 K-탄소중립 이니셔티브’를 주제로, 9개국 106개 기관, 기업, 대학 등이 참여하여 각국의 정책과 기술, 시장 동향을 공유하고 그린수소 생태계 구현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산업부와 제주도가 그린수소 생산 역량 확보를 위해 추진해 온 실증 사업들은 분명한 성과를 보여왔다. 2017년 250kW급 수전해 실증 사업을 시작으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행원 3.3MW 수전해 단지 구축을 완료했으며, 현재는 10.9MW 수전해 단지 구축을 진행 중이다. 특히 행원 3.3MW 단지는 2024년 9월부터 하루 약 200kg의 수소를 생산하여 도내 수소차량에 공급하는 국내 첫 사례로, 재생에너지 기반의 청정수소 생태계 구현 가능성을 입증했다. 하지만 이러한 개별적인 실증 단계를 넘어, 국가적 차원에서 대규모 그린수소 생산 역량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산업부는 제주도와 서남해 등 재생에너지 밀집 지역에 50~100MW급 대규모 그린수소 생산 실증 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이 사업은 새 정부의 15대 초혁신경제 선도 프로젝트로 선정되어, 산업부,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와 산학연이 참여하는 합동 추진단을 구성하고 재정, 세제, 금융, 규제 개선 등 국가 역량을 총동원하여 집중 지원할 예정이다. 이는 그린수소 생산의 규모를 확대하고 기술적 난제를 극복하며, 상업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덕열 산업부 수소경제정책관은 축사를 통해 청정수소 기반 수소경제 구현을 위해서는 국제적인 협력과 연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포럼이 성공 경험을 공유하고 상호 협력을 강화하는 협력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개별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급변하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고,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며,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그린수소 생산역량 강화라는 궁극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국제 사회와의 긴밀한 공조와 파트너십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국제적 협력은 기술 교류, 공동 연구 개발, 표준화 작업 등을 통해 그린수소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