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운전과 고된 음식 준비로 인해 명절 연휴는 흔히 다리에 피로감을 안겨준다. 특히 종아리나 발바닥에 갑작스러운 ‘쥐’가 찾아오는 경험은 많은 이들에게 익숙하다. 이러한 증상은 주로 과도한 피로, 혈액순환 저하, 혹은 마그네슘이나 칼륨과 같은 필수 미네랄 부족으로 여겨진다. 실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근육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 공급이 제한되며, 근육의 정상적인 수축과 이완에 필수적인 미네랄이 부족해져 경련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 그러나 이러한 일반적인 원인에 대한 영양제 섭취나 스트레칭만으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신경 압박’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근육의 움직임을 조절하고 감각을 전달하는 신경이 특정 부위에서 눌리거나 원활하게 움직이지 못할 때, 근육은 비정상적인 신호를 받아 경련을 일으킬 수 있다. 우리 다리에는 허리에서 시작하여 발끝까지 이어지는 여러 신경 가닥이 존재한다. 이 중 종아리 뒤쪽과 발바닥 경련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신경은 바로 ‘경골신경’이다. 경골신경은 좌골신경에서 갈라져 무릎 뒤 오금을 지나 종아리 근육 사이를 따라 내려오며, 발목 안쪽 복숭아뼈 뒤편을 통과하여 발바닥까지 이어진다. 이 신경은 종아리 근육의 움직임을 담당하고 발바닥의 감각을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문제는 경골신경이 지나가는 특정 경로, 특히 발목 안쪽 복숭아뼈 뒤편에 위치한 ‘족근관’이라는 좁은 통로에서 주변 조직에 의해 눌리거나 유착이 발생할 경우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족근관 증후군’은 발바닥에 통증을 유발하여 흔히 족저근막염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경골신경 압박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반복적인 발목 사용이나 과사용, 과거 발목 염좌나 골절 병력, 발목 주변의 물혹이나 종양, 꽉 끼는 신발이나 부츠 착용, 그리고 평발이나 지나치게 높은 아치(요족) 등도 신경 압박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신경 압박으로 인한 경련은 단순히 뭉친 근육을 마사지하거나 풀어주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 신경 자체가 부드럽게 미끄러지며 움직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돕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신경가동술’ 또는 ‘신경 스트레칭’이 제시된다. 이는 집이나 사무실에서도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운동으로, 신경이 눌리는 부위의 압박을 줄이고 주변 조직과의 유착을 완화하여 혈류 개선에 도움을 주는 원리이다. 이러한 신경가동술을 꾸준히 실천하면 통증, 저림, 그리고 경련과 같은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장거리 운전이나 고된 집안일로 인해 다리가 무겁고 쥐가 자주 난다면, 단순히 피로나 혈액순환 저하 탓으로만 돌리기보다 경골신경의 건강 상태를 면밀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정용인 물리치료사에 따르면, 작은 스트레칭과 꾸준한 신경 관리만으로도 긴 연휴를 더욱 편안하고 가볍게 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