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중동 지역의 주요 국가들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 의존 경제 탈피를 목표로, 첨단 산업 분야에서의 적극적인 파트너십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의 조선업계를 대표하는 HD현대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사업 협력을 한층 강화하며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단순히 개별 기업의 성과를 넘어, 한국과 사우디 간의 전략적 경제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협력 강화 움직임의 구체적인 결과로서, HD현대 정기선 수석부회장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리드 알팔리 투자부 장관이 지난 25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 호텔에서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조선 분야를 중심으로 한 포괄적인 협력 관계를 확대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회담의 핵심 내용은 사우디 현지에 건립 중인 합작 조선소 및 관련 사업에서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는 사우디가 추진하는 국가 발전 전략과 HD현대의 첨단 조선 기술력이 만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다.
이번 HD현대와 사우디 투자부 장관 간의 회담은 사우디가 추진하는 ‘비전 2030’과 같은 국가 경제 개발 계획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사우디는 석유 중심 경제에서 벗어나 친환경 에너지, 첨단 제조, 관광 등 다양한 신산업 분야를 육성하고자 한다. 특히 조선 산업은 해운 물류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친환경 선박 기술의 필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미래 핵심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HD현대는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기술력과 친환경 선박 건조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사우디의 조선 산업 육성 목표 달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이번 협력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사우디는 자체적인 조선 산업 역량을 강화하여 해운 물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HD현대 역시 사우디라는 거대 시장을 발판 삼아 글로벌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미래 조선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 동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이는 양국 경제의 상호 발전을 촉진하고, 새로운 글로벌 협력 모델을 제시하는 선례가 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