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 현장이 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질병으로 인한 폐사 문제에 직면해 있다. 고령화와 외국인 노동자 의존도가 심화되는 가운데, 전통적인 관리 방식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난관 속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이 축산업의 미래를 바꾸는 핵심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AI 기반 축산 데이터 분석 기업인 인트플로우는 ‘비접촉 체중 측정 및 건강 관리 기술’을 통해 축산업 현장의 고질적인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이 기술은 고도화된 ‘다수 개체 추적 기술’과 50여 종의 ‘체중 연관 변수’를 결합하여, 과거에는 전문가의 경험에 의존해야만 파악할 수 있었던 동물의 건강 상태와 체중을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측정한다. 이는 사람이 놓치기 쉬운 순간까지 포착하며, 특히 돼지의 경우 개체별 체중 측정 정확도에서 ‘최종 오차 4.2%’라는 객관적인 성적서를 확보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러한 AI 기술의 도입은 축산업 현장에서 노동 시간의 획기적인 단축을 가져왔다. 이전에는 돼지 체중 측정에만 두 시간이 소요되었으나, AI 기술을 활용하면 10분 내외로 작업 시간을 95% 가량 줄일 수 있게 되었다. 더불어 데이터의 자동 기록 및 분석을 통해 언제 출하해야 최상의 등급을 받을 수 있는지, 총 마릿수와 재고 현황은 어떠한지에 대한 객관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해졌다.
또한, 비접촉 관리 방식은 돼지에게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질병 예방에도 기여한다. 농장을 오가는 외부인의 분변을 통한 감염 위험을 AI 카메라가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AI 기술은 농장의 이미지를 변화시켜 청년층의 유입을 촉진할 잠재력도 지니고 있다. 냄새나 고된 육체노동 대신 사무실 모니터링으로 농장을 관리하는 방식은 젊은 인재들이 축산업에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할 수 있다.
인트플로우는 2019년 기술 연구개발을 시작하여 2023년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현재 150여 농가에 해당 기술을 적용하며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이 기술은 이미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인 ‘CES 2024’에서 ‘인간안보’ 분야 혁신상을 수상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향후에는 질병 예찰 및 감염병 차단으로의 확장 연구도 진행 중이며, 활동량, 식사 시간, 기침 여부, 배설물 상태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기존 지식과 연계하여 더욱 체계적인 AI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정부 역시 AI·딥테크 분야의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총 6000억 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하고, AI·딥테크 유니콘 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과 현장에서의 기술 발전이 맞물려, AI는 축산업을 포함한 1차 산업 전반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