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은 개천절과 한글날이 이어지며 긴 연휴를 맞이하지만, 고물가로 인해 명절을 앞둔 가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농축수산물 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8% 상승했으며, 쌀 등 곡물은 10% 이상, 배추, 시금치 등 채소류도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폭염과 가뭄 등 이상기후로 인해 차례상에 올라야 할 과일의 출하량이 줄고 가격이 상승하면서 추석 상차림에 대한 걱정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소비자들이 느끼는 장바구니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물가 불안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추석 성수품을 중심으로 공급 확대와 대대적인 할인 행사에 나섰다. 지난 15일 발표된 ‘추석 민생안정대책’에 따르면, 배추, 사과, 쇠고기 등 21개 주요 성수품 공급량을 역대 최대인 17만 2000톤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한, 소비자들의 구매 부담을 덜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인 900억 원의 할인 지원 예산을 투입하여 최대 50%까지 가격을 낮출 계획이다. 더불어 취약계층을 위해서는 양곡 공급가격을 20% 추가 할인하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명절 유동성 지원을 위해 43조 원 이상의 신규 대출 및 보증 자금을 공급하는 등 서민과 취약계층을 위한 촘촘하고 든든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풍성한 추석 상차림을 위한 성수품 공급 확대와 선물 구매 부담 완화다. 한우는 1만 4000톤 증량된 3만 톤을 공급하며, 19일부터 ‘소(牛)프라이즈’ 할인 행사를 통해 최대 50% 저렴하게 판매한다. 돼지고기는 6만 5000톤이 공급되며, 할당관세 물량 1만 톤도 국내에 들어온다. 정부양곡 2만 5000톤은 10월 17일까지 시중에 유통된다. 과일류의 경우, 중소과 중심의 실속형 선물세트 15만 개를 21일부터 판매하며, 제수용 3입 소포장팩 10만 개도 공급한다. 명태, 조기 등 정부 비축 수산물 1만 4000톤이 공급되며, ‘대한민국 수산대전-추석 특별전’에서는 명태, 고등어 등 대중성 어종과 전복, 꽃게, 광어 등을 최대 절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수산물 전용 모바일상품권’ 발행 규모도 추석 기간 동안 평소 대비 2배로 확대되었으며, 수협 온오프라인 매장과 모바일 플랫폼에서 ‘수산물 민생선물세트’를 구매할 수 있다. 유통업체와 식품기업들도 자체 할인 행사를 진행하여 농축산물은 최대 40%, 수산물은 최대 50% 할인을 제공한다. 외식 소비 증가에 대비하여 10월 1일부터는 공공배달앱 이용 시 할인쿠폰 지급 요건도 완화될 예정이다. 이러한 다각적인 노력 덕분에 성수품 소매가격은 지난해 추석 대비 2% 낮아졌으며, 민간 기관에서도 금년 상차림 비용이 지난해보다 1.1~1.2% 낮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매장 이용 시 추가적인 혜택이 제공된다. 10월 1일부터 5일까지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가 진행되며, 22일부터 지급되는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15일부터 신청 가능한 상생페이백은 추석 소비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 90%에게 1인당 10만 원이 지급되는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사용처가 확대되어 연 매출 30억 원 초과 지역생협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상생페이백은 월평균 카드 소비액 증가분에 대해 20%까지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해 주는 행사로, 취약상권과 소상공인을 돕기 위한 사업이다. 이 두 사업은 지역 소비 활성화와 더불어 취약 소상공인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의 명절 유동성 지원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43조 2000억 원의 신규 대출·보증 자금을 공급하고, 61조 원 규모의 기존 대출·보증 만기도 연장하여 자금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또한, 청년층을 위한 햇살론 유스, 불법사금융 예방 대출 등 1145억 원의 정책 서민금융을 공급하며, 임금체불 청산 지원융자 금리를 낮추고 취약계층 대상 정부양곡 공급가도 20% 추가 할인한다. 재난적 의료비 지원도 2004억 원으로 확대되며, 전통시장 상인에게는 총 50억 원 규모의 저금리 대출을 지원한다. 추석 전후로 2조 5000억 원 규모의 외상매출채권 신용보증기금 보험 인수도 중소기업의 외상 판매 위험을 보완할 예정이다. 내수 활성화를 위해 지역사랑상품권도 10조 원 규모로 발행하며 할인율을 높이고, 특별재난지역에는 추가 할인을 적용하여 피해 지역에 희소식을 전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추석을 계기로 어렵게 회복된 경기 흐름이 이어져 국민 모두가 체감하는 민생 회복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