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으로 원자력 발전소 건설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한국은 에너지 안보와 안정적인 원전 운영을 위해 핵연료의 완전한 확보가 절실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현재 한국이 보유한 26기에 달하는 원자력 발전소가 있으며, 이들의 지속적인 가동을 위해서는 농축과 재처리를 포함한 포괄적인 핵연료 주기 확보가 필수적이다. 외교부는 조현 장관이 제80차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미국 뉴욕에서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과 면담한 자리에서 이러한 한국의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26일 밝혔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현지시간 25일 열린 면담에서 한국이 원전 26기를 운용하는 국가로서 에너지 안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음을 강조하며, 특히 농축 및 재처리를 포함한 완전한 핵연료 주기 확보가 오로지 한국 원전의 안정적 운용을 위한 상업적 목적임을 명확히 했다. 이는 단순히 원자력 기술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넘어, 국가의 근간이 되는 에너지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한국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발언이다.
두 장관은 또한 미국 국내 시장을 포함한 국제적인 원전 건설 수요의 확대 추세를 인지하고, 이러한 기회를 한국과 미국 기업들이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성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는 최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확대된 양국 간 원자력 협력 논의를 더욱 구체화하고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조 장관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이후 진행된 원자력 협력 확대 관련 논의를 상기시키며, 향후 협력 방안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를 제안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조현 장관의 핵연료 확보 요청을 유념하고 미 행정부 내 관련 부처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와 더불어 양측은 최근 한미 원전 기업 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협력 사례를 높이 평가했으며, 이러한 민간 부문의 협력을 더욱 증진시키기 위해 양국 정부 차원에서의 소통과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러한 정부 차원의 지원 강화는 향후 한미 양국 원자력 산업의 동반 성장을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