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의 주요 현안 해결을 위한 사회적 대화 기구가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 대응 등 복잡하고 중대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 구성원 간의 소통과 협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국가 경쟁력 약화와 사회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가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미션단과 간담회를 개최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사노위는 지난 9월 25일, OECD 미션단을 초청하여 사회적 대화 경험을 공유하고 한국 사회가 직면한 주요 과제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OECD의 요청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OECD는 격년 주기로 발간하는 「OECD 한국경제 보고서」에 이번 논의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OECD 회원국의 상당수가 노사정 협의제도나 사회적 대화 기구를 갖추고 있으며, OECD는 이를 국가 경쟁력과 사회 안정의 핵심 요소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OECD는 「고용전망(Employment Outlook 2023)」, 「일자리 전략(Job Strategy)」, 「포용적 성장정책(Inclusive Growth Initiative)」 등 여러 연구를 통해 사회적 대화가 노동시장 정책의 성과와 정당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제시한 바 있다.
박종환 경사노위 상임위원 직무대행은 간담회에서 한국의 경사노위가 OECD의 권고에 부합하는 공식적인 법적 사회적 대화 기구로서, 한국 사회가 직면한 저출산·고령화,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와 산업 전환, 글로벌 무역 질서 및 국제 공급망 구조 재편 등 다양한 주요 의제에서 큰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급변하는 산업 및 노동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당면 과제의 주요 주체인 노사가 양보와 타협에 기반한 사회적 대화를 통해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이러한 사회적 대화는 정치적 리더십과 결합될 때 주요 현안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와 실질적인 결과 도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논의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대화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OECD와 같은 국제기구 역시 사회적 대화의 긍정적 효과를 인정하고 한국 사회의 사회적 대화 기능 강화를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경사노위와 OECD 미션단의 간담회는 한국 사회가 사회적 대화를 통해 난관을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어 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