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통일의 날 기념식 참석을 계기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독일과 벨기에를 방문한다. 이번 방문은 ‘분단’이라는 유사한 아픔을 겪었던 독일의 통일 경험을 통해 한반도의 미래를 모색하고, 유럽 지역의 한반도 정책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단순한 외교적 교류를 넘어, 과거의 해결 과정을 통해 현재의 난제를 극복할 해법을 찾으려는 통일부의 고민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번 순방의 핵심은 제35회 독일 통일의 날 기념행사와 「2025 국제한반도포럼(GKF)」 독일 세미나 참석이다. 특히 10월 3일 자르브뤼켄에서 열리는 독일 통일의 날 기념행사에는 정부 대표로 참석하여, 독일 정부 및 의회 인사들과 만나 우리 정부의 대북·통일정책을 설명하고 지지와 협력을 요청할 예정이다. 1990년 10월 3일 통일 선포 이후 매년 독일 16개 연방주에서 번갈아 개최되는 이 행사는, ‘변화를 통한 미래’라는 슬로건 아래 통일 과정의 경험과 그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이다.
또한, 9월 30일 베를린 자유대에서 개최되는 「2025 국제한반도포럼(GKF)」 독일 토론회에서는 ‘통일된 독일, 여전히 분단된 한반도’를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다. 이 토론회는 독일 통일 사례, 동독과 북한의 ‘두 국가론’ 비교, 그리고 남북 평화 공존 방안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하며, 다양한 국제사회 전문가들과 함께 한반도의 평화 공존과 통일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정 장관은 이번 방문을 통해 독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대북·통일정책 관련 특강을 진행하고,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의 묘소 참배를 통해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되새길 예정이다. 더불어 독일 연방정치교육원을 방문하여 보이텔스바흐 협약 등 독일의 성공적인 정치 교육 사례를 전문가들과 논의하며, 평화·통일·민주 시민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이는 단순한 정책 소개를 넘어, 과거의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정 장관의 독일과 벨기에 방문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유럽 지역의 이해도를 높이고, 한국과 유럽 간의 실질적인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독일의 통일 경험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제공하며, 이를 바탕으로 추진되는 우리 정부의 대북·통일 정책이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고 실질적인 평화 구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