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고속 데이터 처리와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는 기존의 전자 기반 반도체로는 한계를 맞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AI 연산에 필요한 방대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기존 전기 신호의 속도와 에너지 효율을 뛰어넘는 새로운 기술이 요구된다. 이러한 기술적 난제 속에서, 반도체 산업의 숨은 강자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와 글로벌파운드리(GF)가 차세대 반도체 기술인 포토닉스(photonics)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주목받고 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전 세계 첨단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를 위한 재료공학 솔루션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서, 이번 글로벌파운드리와의 협력을 통해 GF 싱가포르에 최첨단 웨이브가이드(waveguide) 제조 시설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웨이브가이드는 빛의 파동을 특정 경로로 유도하고 제어하는 핵심 부품으로, 이를 통해 전기 신호 대신 빛의 속도로 정보를 전달하는 광학 반도체(Photonic Integrated Circuits, PICs) 구현의 기반을 마련한다. 이는 AI 연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병목 현상을 해소하고, 데이터 전송 속도와 에너지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번 파트너십은 단순한 시설 구축을 넘어, 인공지능(AI) 기반의 포토닉스 가속화를 목표로 한다. AI는 복잡한 데이터 패턴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며, 이를 포토닉스 기술과 결합할 경우 반도체 설계 및 제조 공정 전반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의 첨단 재료공학 솔루션과 글로벌파운드리의 앞선 제조 역량이 결합된다면, AI가 포토닉스 기술의 발전을 견인하고, 동시에 포토닉스 기술이 AI의 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GF 싱가포르에 구축될 최첨단 웨이브가이드 제조 시설은 앞으로 AI 시대를 이끌어갈 고성능 반도체의 핵심 동력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데이터 센터, 자율 주행, 인공지능 학습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요구되는 초고속, 고효율의 데이터 처리 능력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협력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빛을 이용한 차세대 반도체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기고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