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경상북도와 안동시는 농림축산식품부의 공영도매시장 시설현대화 공모사업에 선정되며 지역 농산물 유통의 오랜 숙원을 해결하기 위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는 수십 년간 지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해 온 안동도매시장이 겪고 있던 근본적인 문제, 즉 시설 노후화와 그로 인한 유통 병목 현상을 극복하고 전국을 대표하는 산지형 도매시장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하고 5,683㎡ 규모의 경매 시설을 추가로 건립하며 기존 시설 대비 37%를 확충하는 총 300억 원 규모의 투자는 안동도매시장의 운영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이러한 시설 현대화 사업은 추석 성수기마다 반복되던 물량 적체 현상을 해소하고, 산지 출하 농가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구체적인 솔루션이었다.
과거 안동도매시장은 매년 추석 시즌을 앞두고 폭증하는 사과 물량으로 인해 출하자 순번표 발급이 조기에 마감되는 등 물량 처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는 출하 농가에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을 안겨주는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그러나 올해 추석 성수기에는 이러한 병목 현상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추석 한 달 전 일평균 거래량은 지난해 대비 12% 증가한 871톤을 기록하며, 시설 확충이 성수기 거래 안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1997년 개장 이래 28년간 대한민국 사과 전문 도매시장으로서 명성을 쌓아온 안동도매시장은 이번 시설현대화 사업을 통해 더욱 안정적인 유통 환경을 갖추게 되었다. 지난해 전국 사과 거래량의 57%에 해당하는 15만 8천 톤을 거래하며 명실상부한 산지형 도매시장의 위력을 입증했다. 또한, 출하자가 수확한 사과를 가져오면 선별부터 경매까지 일괄 처리하는 독자적인 운영 시스템은 출하자의 노동력을 절감하고 매수인의 품질 검증을 용이하게 하여 효율성과 신뢰성을 겸비한 거래 구조를 완성했다.
이번 안동도매시장의 시설현대화는 소비지 대형 도매시장 중심의 독과점적 유통 구조를 완화하고, 산지 농가의 교섭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대안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농산물 유통 경로를 다변화하고 산지 유통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경상북도의 지속적인 지원은 안동도매시장과 같은 산지형 도매시장의 성장을 촉진하여 농가 소득 증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