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변하는 기후 변화 속에서 생태계 파괴라는 심각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현대자동차와 영국 테이트 미술관이 협력하여 ‘현대 커미션: 마렛 안네 사라: Goavve-Geabbil’ 전시를 개최한다. 이 전시는 10월 14일(현지시간)부터 내년 4월 6일까지 진행되며, 현대미술의 발전과 대중화를 지원하는 ‘현대 커미션’ 프로젝트의 열 번째 순서다.
이번 전시는 북유럽 사프미 지역에 거주하는 선주민 사미 공동체의 일원인 마렛 안네 사라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전통적인 사미 생태계와 순록 목축 문화를 기반으로, 동물, 대지, 물, 인간 간의 상호적인 관계를 탐구하는 조각과 설치 작품을 통해 오늘날 사미 사회가 직면한 생태 문제를 조명한다. 특히, 작가는 모든 생명체가 서로 연결되고 영향을 주고받는 공존의 관계와 상호 연결성을 강조하며 미래 세대를 위한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한다.
전시 제목 ‘Goavve-Geabbil’은 주요 작품인
터바인 홀 안쪽에 위치한 <-Geabbil>(2025)은 순록의 독특한 코 구조에서 영감을 받은 미로 형태의 설치 작품이다. 1초에 공기를 80도까지 데우는 순록의 생존 방식처럼, 이 작품은 관객들이 사미 공동체의 정체성과 문화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작품명 ‘Geabbil’은 유연하거나 적응력이 있다는 의미의 사미어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대안적 전략을 모색하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반영한다. <-Geabbil>(2025)의 벽면에 사용된 순록 가죽과 뼈는 순록이 사미 공동체에서 단순한 동물이 아닌 생존의 근간임을 보여주며, 모든 부분을 낭비 없이 사용하는 사미의 전통적인 삶의 태도와 공동체적 가치를 상징한다.
더 나아가 작가는 공동체적 가치를 중심으로 비언어적 소통에 주목하며, 순록과 사프미 지역 식물을 상징하는 향을 통해 후각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사프미 지역의 자연 소리, 사미 전통 음악 요이크(Joik), 그리고 작가 공동체 원로들의 구전 지식이 어우러진 사운드는 관객들에게 사미의 다양한 전통, 지식, 실천을 깊이 탐구할 수 있는 다감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는 테이트 모던 국제 미술 큐레이터 헬렌 오말리와 전시 어시스턴트 해나 고얼리즈키가 맡았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이번 전시가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지혜를 발견하는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