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정이 1000만 시대를 맞이하면서, 여름 휴가철을 중심으로 유기동물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떠나는 휴가객이 늘어나는 만큼, 버려지는 동물들 또한 급증하며 관광지의 지자체는 물론 사회 전체에 큰 부담을 안기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준, 전국 동물보호센터에서 구조된 유기동물은 11만 3440마리에 달하며, 이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6년간 매년 10만 마리 이상의 동물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통계로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유기동물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은 여름 휴가철인 7~8월과 추석 연휴가 있는 9~10월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구조된 동물 중 새로운 가족을 만나 입양되는 경우는 27%에 불과하며, 대다수의 동물은 보호소에서 자연사하거나 안락사된다는 현실이다. 반려동물을 더 이상 키울 수 없는 이유로는 주로 노화로 인한 질병이나 경제적인 어려움이 꼽히지만, 영문도 모른 채 낯선 공간에 버려져 죽음을 맞이하는 동물들의 처지를 생각하면 반려인들의 책임 의식 함양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러한 심각한 유기동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안으로 ‘동물등록제’가 주목받고 있다. 2014년 1월 1일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된 동물등록제는 무선식별 장치를 통해 반려동물을 등록하고 관리함으로써 소유주의 보호 책임을 강화하고, 유실·유기 동물의 발생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행 동물보호법상 생후 2개월 이상의 개는 주택 및 준주택에서 등록 대상이며, 지정된 동물병원에서 10분 이내의 짧은 시간 안에 등록 절차를 마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거나 ‘등록 절차가 번거롭다’는 이유로 동물 등록을 외면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반려동물 등록률은 70%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이는 법적으로 의무화된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행률이 낮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정부는 동물 등록 활성화를 위해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동물등록 자진신고 및 집중단속 기간’을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유도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와 같은 제도적 지원과 더불어 반려인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책임 의식이 뒷받침될 때, 우리 사회의 심각한 유기동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