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디지털 기업들이 중동 시장, 특히 UAE를 전략적 요충지로 삼아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차세대 디지털 기술 및 서비스의 글로벌 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으나, 실질적인 시장 안착과 성과 확대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중동 디지털 수출개척단 활동을 통해 67개 기업과 함께 UAE 두바이에서 한국 디지털 공동관을 운영하고 다양한 비즈니스 행사와 포럼을 개최했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현지 시장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정부 차원의 보다 지속적이고 전략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이번 수출개척단 활동은 지난 2023년 시작 이후 세 번째로 진행된 것으로, NIPA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이 주관하여 GITEX Global과 GITEX Expand North Star에 한국 디지털 공동관을 마련했다. 젊은 인구 구조와 높은 성장률, 적극적인 투자유치 환경을 갖춘 중동은 디지털 전환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매력적인 시장임은 분명하다. 특히 UAE는 중동 지역 진출의 관문 역할을 수행하며 우리 디지털 기업들의 해외 진출 수요가 매우 높은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를 통해 AI를 비롯한 차세대 디지털 기술과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며 한국 디지털 기업의 혁신 역량을 세계에 알리고 글로벌 판로를 넓히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전시 기간 중 개최된 한-중동 비즈니스 파트너십 행사에서는 5건의 수출계약과 기업 간 MOU 체결을 통해 500만 달러 규모의 성과를 거두며 한국과 중동 간 디지털 협력의 높은 잠재력을 확인하고, 우리 기업들이 중동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구체적으로 인피니트헬스케어의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 계약 체결, 웨이즈원의 실시간 교통정보 통합관리 솔루션과 포시에스의 스마트 페이퍼리스 솔루션에 대한 MOU 체결 등은 양국 간 협력의 폭을 넓히는 성과로 평가된다. 또한, 한-UAE AI 포럼에서는 국내외 AI 전문가들이 모여 AI 반도체, 소버린AI 생태계 구축, AI 기술의 실질적 활용 방안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며 협력의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김득중 NIPA 부원장은 개회사에서 “AI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은 글로벌 인공지능 강국을 위한 혁신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AI 반도체는 AI 경쟁력의 근간을 이루는 기술로 양국이 소버린AI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반드시 협력해야 할 분야”라고 설명했다. 김태호 노타AI CTO는 “AI가 중동에서도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실질적 도구로 활용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높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현지 진출 기업들은 여전히 다양한 애로사항을 겪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 방향 논의가 필요하다. 지난 6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 이어 이번 중동 지역까지 수출개척단 활동을 통해 국내 AI·디지털 기업이 해외 홍보를 넘어 실질적인 계약 성과를 확대하고 있지만, 박태완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이 언급한 것처럼 앞으로도 글로벌 AI·디지털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을 더욱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중동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진출 전략 수립, 현지 규제 및 문화적 차이에 대한 철저한 이해, 그리고 장기적인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병행될 때, 한국 디지털 기업들의 중동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안착과 더 큰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