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학기부터 중ᐧ고등학교에서 수행평가 방식이 대대적으로 개편된다. 기존의 외부 사교육 의존도가 높고 암기식 준비에 치중되었던 과제형, 암기형 수행평가가 대폭 축소되고, 수업 시간 내 이루어지는 과정 중심 평가로 전환된다. 이는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줄이고 진정한 학습 능력 신장을 도모하려는 교육부의 정책 개편에 따른 것이다.
과거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과 진로 멘토링 현장에서, 2학기에 접어들면서 수행평가에 대한 학생들의 고충이 빗발쳤다. 지필평가와 함께 성적 변별력을 가르는 중요한 항목이었던 수행평가는 때로는 더 까다롭고 시간 소모적인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상황은 영어 작문 수행평가 답안지를 학원에서 미리 완성해 오거나, 미술 만들기 과제를 집에서 제작해 오는 등 사교육에 의존하는 편법적인 준비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번 교육부의 수행평가 제도 개편은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가장 큰 변화는 모든 수행평가가 수업 시간 내에만 이루어지도록 한다는 점이다. 이는 학생들의 과도한 수행평가 부담을 줄여주는 동시에, 암기식 수행평가에서 벗어나 과정 중심 평가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교육청은 학교별 자체 점검표를 통해 평가 계획을 개선하고, 매 학기 시작 전에 학교의 평가 계획을 점검하여 외부 요인의 개입 가능성이 높은 과제형 및 암기형 수행평가가 운영되지 않도록 관리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국어 교과에서는 외워서 답안지를 작성하거나 작문하는 방식의 과제 중심 수행평가 대신, 학생들이 조를 이루어 토론하며 자유로운 발상을 도모하는 활동이 확대된다. 또한, 수업 시간 내 주어진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생각을 펼치고 이를 논리적인 글로 정리하는 방식의 평가가 이루어진다. 수학 교과 역시 단순한 답을 넘어 학생들의 문제 해결 과정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며, 문제를 탐구하고 질문을 작성하거나 과정을 모으는 포트폴리오 식의 평가가 도입된다. 이러한 변화는 학생들이 문제 풀이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탐구하고 사고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정책 변화를 직접 경험하고 있는 학생들은 새로운 수행평가 준비 방식에 대해 “평상시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1학기와 달리 2학기에는 밤샘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는 한 고등학생은, 평상시 수업 태도와 수업 시간 내 모든 활동에 집중하고 경청하는 자세가 몸에 배면서 집에서 급하게 공부하는 일이 줄었다고 밝혔다. 사회, 과학, 미술 등 주요 교과 외 다양한 분야에서도 이러한 과정 중심 평가로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어, 학생들은 각자의 개성과 창의성을 발휘하며 학습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행평가의 본래 취지는 학생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면밀히 관찰하고,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여 개별화된 교육을 제공하는 데 있다. 2학기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수행평가 제도는 학생들이 암기식 학습의 부담에서 벗어나, 진정한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고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