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이 지나고 나면 흔히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 문제는 많은 가정의 골칫거리다. 풍성하게 차린 명절 상차림에서 남은 갈비찜, 잡채, 전 등은 데워 먹기도 하지만, 때로는 다른 요리로 변신시키고자 하는 욕구가 생긴다. 특히 귀한 명절 음식으로 손꼽히는 갈비찜과 풍성한 잡채, 다양한 종류의 전은 남았을 때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을 안겨준다. 이러한 음식물 낭비를 줄이고 남은 명절 음식을 새롭게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갈비찜 잡채볶음밥’과 ‘전 두루치기’ 레시피가 제시되고 있다.
박찬일 셰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추석은 풍성한 수확에 감사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명절이다. 예전부터 명절 상차림에는 송편과 함께 갈비찜, 잡채 등 오늘날에도 흔히 볼 수 있는 음식들이 올랐다. 과거에는 고기가 매우 귀한 식재료였기에 명절에 갈비찜을 먹는 것은 부유함의 상징이었으며, ‘갈비를 쟁여놓고 사는 집’이라는 표현이 사용될 정도로 귀하게 여겨졌다. 현재는 돼지갈비찜이 일반화되었지만, 여전히 소갈비찜은 명절의 특별함을 더하는 음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갈비찜은 특별한 조리법 없이도 간장, 설탕, 마늘, 양파 등 기본적인 양념으로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으며, 무르게 푹 삶아 뼈가 쉽게 분리될 정도면 충분히 맛있는 갈비찜이 완성된다. 압력솥을 사용하면 조리 시간을 단축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갈비찜과 명절에 자주 하는 잡채는 훌륭한 조합을 이룬다. 명절이 지나고 냉장고에 남은 갈비찜을 살펴보면, 살점보다는 양념과 물러진 채소가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셰프는 이러한 상황이 반갑다고 이야기한다. 남은 갈비찜 양념과 물러진 채소를 활용하여 맛있는 볶음밥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볶음밥을 만들기 위해서는 남은 갈비찜에서 뼈와 같은 덩어리를 추려내고, 일인분 밥에 해당하는 양의 갈비찜 소스를 활용한다. 여기에 고추장 반 큰술, 남은 잡채, 김가루 약간을 더하면 간단하게 ‘갈비찜 잡채볶음밥’을 완성할 수 있다. 궁중팬을 달구고 갈비 소스를 넣어 풀어준 후, 잡채와 밥을 넣고 잘 섞어 볶는다. 이때 식용유는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데, 갈비 소스와 잡채에 이미 충분한 기름기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모든 재료가 잘 섞이면 고추장을 넣고 볶아 마무리하며, 김가루와 다진 파를 곁들이면 풍미를 더할 수 있다. 고추장 대신 다진 신김치를 사용하면 매콤한 맛을 살릴 수 있다.
명절 음식 중 또 다른 단골 메뉴인 전 역시 남았을 때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전을 다시 부쳐 먹는 것도 좋지만, ‘전 두루치기’라는 새로운 요리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 두루치기는 조림이나 볶음과 유사하지만 즉석에서 만드는 느낌이 강한 요리다. 이 요리를 위해서는 잘 익은 김치, 파, 고춧가루, 다진 마늘, 캔 참치, 치킨스톡이 필요하다. 먼저 냄비에 식용유를 두르고 달궈진 후 다진 마늘과 파를 볶아 향을 낸다. 여기에 캔 참치를 넣고 휘저은 뒤 물을 붓고 치킨스톡을 약간 추가한다. 이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김치와 남은 전을 넣고 고춧가루를 더해 바글바글 끓이면 ‘전 두루치기’가 완성된다. 특히 두부전이 남았을 경우 이 두루치기가 더욱 맛있다고 하며, 두부 자체를 추가해도 좋다. 맛을 보고 국간장이나 소금으로 간을 맞추면 된다. 국물이 약간 ‘짜글이’처럼 되도록 졸이면 좋으며, 전에서 우러나온 기름 덕분에 국물이 진하고 깊은 맛을 낸다.
이처럼 명절에 남은 음식들을 활용하여 ‘갈비찜 잡채볶음밥’과 ‘전 두루치기’를 만들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동시에 명절의 풍성함을 이어갈 수 있다. 박찬일 셰프는 이러한 레시피를 통해 명절 음식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며, 남은 음식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고 맛있고 실용적인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