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며, 다가오는 10월 연휴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이용객이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인천국제공항은 ‘대한민국의 관문’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하지만 쾌적함과 세계적인 시설을 넘어, 공항 곳곳에 숨겨진 한국 전통문화 콘텐츠의 홍보 및 활성화 부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한 한 관계자는 공항 내외부에 전시된 국내외 작가 14명의 현대적인 작품들을 언급하며, 이종경, 박종빈, 최종원 작가의 ‘하늘을 걷다’와 같은 작품들이 공항이라는 공간의 특성과 어우러져 떠나고 싶은 느낌을 준다고 평가했다. 또한, 매주 수요일부터 토요일 10시, 11시, 오후 1시에는 전통 예술 공연이, 매주 일요일부터 화요일 11시와 2시에는 왕가의 산책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방문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왕가의 산책은 조선시대 궁중 생활을 재현한 것으로, 왕과 호위군관들이 전통 복장을 갖추고 등장해 생동감 넘치는 볼거리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전통문화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실정이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과 2터미널에 각각 두 곳씩 총 네 곳에 마련된 ‘한국전통문화센터’의 경우, 탑승동 안에 자리 잡고 있어 출국을 위해 탑승동에 진입한 경우에만 이용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우리 전통 공예품과 문화상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으며, 한복과 족두리 같은 전통 의상을 직접 입어볼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또한, 내외국인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은 외국인들에게 매우 인기 있는 코스로 알려져 있다. 석 달 전 한국을 찾았던 한 미국인 친구는 전통 문양으로 매듭 장신구를 만들어 캐리어 네임택으로 활용하며 만족감을 표했다는 경험담도 전해졌다.
이처럼 풍성한 전통문화 콘텐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전통문화센터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이용객들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미국인 관광객은 “한국 여행을 하며 전통문화에 관심이 생겼는데, 돌아가기 전 공항에서도 관련 콘텐츠를 만나 반가웠다”고 말했다. 또한, 함께 출국을 준비하던 지인은 “생각보다 알찬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어 있어 공항을 방문하는 내·외국인에게 더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며 더 활발한 홍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처럼 인천국제공항은 단순한 쾌적함과 편의성을 넘어,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전통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홍보와 안내가 필요하다. 다가오는 긴 연휴, 해외 출국길에 특별한 기억을 남기고 싶다면 인천국제공항 속 숨겨진 전통문화의 즐거움을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