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3박 5일간의 유엔(UN) 외교가 마무리된 가운데, 이번 순방은 한국이 직면한 여러 난제들을 해결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국민적 자부심을 고취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AI와 국제평화·안보’를 주제로 직접 주재한 유엔안보리 회의는 한국이 미래 규범 형성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의지를 보여주며 국위 선양에 기여했다.
이번 외교 무대는 한국이 직면한 복합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먼저, 세계 최고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과의 만남을 통해 1경 7000조 원에 달하는 자금을 운용하는 기업과 최첨단 미래산업인 인공지능(AI) 분야의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한국을 아태지역 AI 허브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는 한국 국민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보로 평가된다.
또한,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국제사회에 선언하며, 민주주의 여정에 함께할 모든 이들에게 ‘빛의 이정표’가 될 것을 약속했다. 이는 한국이 자유와 인권, 포용과 연대의 가치를 수호하는 책임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발언이었다. 더불어, 파탄에 빠진 남북 관계 정상화를 위해 ‘상대 체제 존중’, ‘흡수 통일 및 적대 행위 금지’의 3원칙을 천명하고,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를 골자로 하는 END 이니셔티브를 제시하며 한반도에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갈 것을 제안했다. 특히 비핵화 진전과 별개로 북·미 관계 정상화를 수용한다는 창의적인 제안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의 만남을 촉진할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 사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비판과 기후·환경문제 경시, 자국 이기주의 연설로 인해 갈등을 겪는 와중에도, 이재명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거주하는 내외국인 모두를 동등한 구성원으로 존중하고, 기후·환경 문제 해결에 모범을 보이며 ‘원조하는 나라’로서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고 ‘함께하는 더 나은 미래(Better Together)’ 건설에 앞장설 것을 약속하며 책임 강국의 면모를 보였다.
특히 한국이 9월 유엔안보리 의장국으로서 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AI와 국제평화·안보’ 관련 회의는 한국의 신장된 외교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AI가 인류를 위협하고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하며, 국제 규범 마련과 협력 논의에서 한국이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임을 천명했다. 이는 인류의 미래에 결정적인 중요성을 지닌 AI 분야에서 한국의 주도적인 역할을 기대하게 한다.
이번 유엔 외교는 단순히 연설과 회의 참석에 그치지 않았다. 폴란드와의 K2 흑표전차 수출 계약을 넘어 잠수함, FA-50 전투기 등 방산 협력 확대를 논의했으며, 체코와는 관광 및 원전 사업 협력을, 이태리와는 방산, AI, 청정에너지, 우주항공까지 협력 범위를 넓혔다. 우즈베키스탄과는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인프라 및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논의하는 등 다방면에 걸친 세일즈 외교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더불어,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대한민국 투자 서밋’을 개최하여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과 해법을 제시했다. 국방비 증액을 통한 군사적 리스크 완화, 기업 지배구조 개선 및 시장 투명성 제고, 세제 개혁, 확장 재정 정책을 통한 신산업 육성 등을 약속하며 투자를 유치하고 한국 금융 시장의 부흥을 모색했다.
그러나 유엔 외교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중요한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관세 공세는 한국의 외환 위기 가능성을 높이는 난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한국의 입장은 외환 스와프 확대, 투자 대상 결정 관여, 이익 배분 합리화, 비자 문제 해결 등을 포함하며 합의 도출에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국은 한국의 외환보유고, 국채 보유액, 경제 규모 등을 고려하여 투자액을 줄이고 한국 정부의 합당한 요구를 수용해야 할 것이다. 조선, 원자력, IT, 배터리 등 미국의 제조업 부흥에 동반자가 될 한국이 외환 위기에 처하면 미국의 이익도 저해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설명하며 호혜적인 이익 증진 관점에서 합리적인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또한, 10월 말 경주에서 개최될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준비 및 개최는 외교적으로 가장 중요한 과업이다. 20여 개국 정상들의 방한과 한미, 한중 정상회담, 그리고 가능성이 큰 미·중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경주 방문을 계기로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 가능성에 대비하여 한미 공조를 강화하고, 북핵 문제 해결 및 남북 관계 개선으로 활용할 방안을 철저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