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보 신임 조달청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제2차 민·관합동 조달현장 규제혁신위원회에서 심의된 112개 과제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조달 분야의 묵은 규제들이 대대적인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이는 우리 경제의 진정한 성장을 가로막는 불합리한 규제들을 과감히 걷어내고, 기업 활동의 자유로움과 시장의 활력을 되찾기 위한 조달청의 의지를 보여준다.
조달청은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복잡하고 때로는 비효율적인 규제들을 국민과 기업의 입장에서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경쟁·공정·품질 강화, 기술 선도 성장 지원, 공정 성장 지원, 불합리한 규제 폐지, 합리적 규제 보완 등 5개 분야에 걸쳐 총 112개의 규제 합리화 과제가 도출되었다. 이 중 106개 과제, 즉 95%에 달하는 과제가 연내 마무리될 예정이며, 이미 48개 과제는 지난달 말까지 완료되었다.
특히, 이번 규제 혁신은 기업들에게 불편을 초래했던 불합리한 규제를 직접적으로 폐지하거나 합리적으로 보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상용 소프트웨어 다수공급자 계약 시 불필요했던 추가 물품의 무상 제공 금지 규정을 폐지하여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고 수요기관의 부당한 요구를 방지한다. 또한, 물품 다수공급자 계약에서 할인 행사 불가 기간을 없애고, 상용 소프트웨어 제3자단가계약의 할인 행사 횟수를 완화하는 등 기업의 자율성을 대폭 확대하여 조달 시장의 경쟁 환경을 더욱 활력 있게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이뿐만 아니라, 국민 생활과 직결된 조달 물자의 품질과 납기 준수 역시 강화될 전망이다. 안전관리물자의 품질점검 주기를 단축하고, 품질보증조달물품 심사원의 역량을 강화하여 더욱 효율적인 품질 관리가 이루어질 것이다. 시설공사 관급자재의 납품 지연 방지를 위한 평가 강화, 물품 다수공급자계약 납기 지체 평가 기준 개선, 군피복류 등 특정 품목의 2단계 경쟁 시 적기 납품 평가 등은 국민들이 필요한 물자를 적시에, 그리고 높은 품질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더불어,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기업들에게 보다 편리한 조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된다. 우수조달물품 공급 시 임대(구독) 방식 도입은 예산이 부족한 수요기관도 검증된 기술 제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다. 또한, 공사가 포함된 물품 공급 시 납품 실적 증명서에 공사 실적이 반영되도록 개선하고, 건설 엔지니어링 분야에서는 가격 입찰 후 사전적격심사를 진행하는 사업을 확대하는 등 기업들의 실질적인 불편을 최소화하는 규제 보완이 추진된다.
이형식 조달청 기획조정관은 “관성적으로 운영되던 거미줄 같은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여 국민과 기업의 관점에서 규제 혁신을 추진했다”고 밝히며, “이번 112개 과제 추진을 통해 공정한 경쟁과 품질을 기반으로 기업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합리적인 조달 시장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규제 혁신은 단순히 기업들의 불편을 해소하는 것을 넘어, 우리 경제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