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일 폭염이 이어진 29일 오후 대구 남구 앞산 고산골에서 시민들이 쿨링포그가 가동된 등산로를 걷고 있다.
매년 10월은 단풍철을 맞아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연중 등산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다. 특히 실족이나 조난과 같은 사고는 등산객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며, 이는 단순히 개인의 부주의를 넘어선 구조적인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이러한 위험성을 인지하고, 10월 단풍철을 맞아 등산 시 안전사고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최근 3년간(2021~2023년) 발생한 등산사고 현황을 분석해 보면, 10월에만 총 3,445건의 사고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1,370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원인별로는 전체의 32%에 해당하는 8,188건이 실족으로 인한 사고였으며, 26%인 6,871건은 조난 사고였다. 뒤이어 지병 등으로 인한 신체 질환이 18%를 차지하며 이러한 통계는 10월 등산철에 발생하는 사고의 상당수가 미리 대비하고 주의를 기울이면 예방 가능한 유형임을 시사한다. 단풍의 절정을 맞아 설악산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려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겠지만, 이면에 도사린 사고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반복되는 사고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행정안전부는 구체적인 안전 수칙 준수를 강조하고 있다. 먼저, 안전한 산행을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수적이다. 산행 전에는 예상 소요 시간, 대피소 위치, 날씨 정보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는 등산로를 선택해야 한다. 산행 중 몸에 이상 신호가 감지될 경우, 무리하지 않고 즉시 하산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특히 산행 경험이 많지 않은 경우에는 체력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하며, 출입이 통제된 위험하거나 금지된 구역은 절대 진입해서는 안 된다. 또한, 정해진 등산로를 벗어나 샛길로 이탈하는 것을 경계하고, 가능하면 혼자보다는 일행과 함께 산행하는 것이 안전 확보에 유리하다. 만약 길을 잃었을 경우에는 당황하지 않고 왔던 길을 되짚어 익숙한 지점으로 돌아가거나, 등산로 곳곳에 설치된 산악위치표지판이나 국가지점번호를 활용하여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리고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 산은 해가 일찍 저물어 조난 등 사고 위험이 높아지므로, 가급적 이른 아침에 산행을 시작하여 해가 지기 1~2시간 전에는 산행을 마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행정안전부 황기연 예방정책국장은 10월 단풍철에 평소 산을 자주 찾지 않던 사람들의 이용이 늘어나 사고 예방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까운 산이라 할지라도 주변 사람들에게 행선지를 미리 알리고, 제시된 안전 수칙을 철저히 숙지하여 안전하게 가을 단풍을 즐길 것을 당부했다. 이러한 노력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10월 등산철은 더 이상 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시기가 아닌, 모두가 안전하고 즐겁게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계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