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게임산업이 ‘세계 3위 강국’ 도약을 목표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게임 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책 마련 과정에서 규제와 지원, 그리고 노동 환경이라는 복잡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어, 이를 어떻게 조화롭게 해결해 나갈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게임업체 크래프톤의 복합 문화 공간인 ‘펍지 성수’를 방문해 K-게임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며 이러한 고민을 직접 청취했다. 이날 간담회는 게임사 대표, 음악·번역 전문가, 인디게임사 대표, 인재원 학생 등 다양한 업계 관계자들이 참여하여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하는 자리였다. 이 대통령은 행사에 앞서 인공지능(AI) 기반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인 ‘인조이’를 체험하며 게임 콘텐츠의 가능성을 엿보기도 했다.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게임 분야를 대한민국을 세계적인 문화산업 국가로 만드는 핵심 동력으로 규정하며, 게임에 대한 기존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그는 게임 산업의 몰입도를 단순히 오락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국부 창출과 일자리 마련의 기회로 재인식하고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게임 산업이 가진 경제적, 문화적 파급력을 제대로 활용하겠다는 정책적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게임 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탄력적 노동시간 운영’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개발자와 사업자의 요구와 함께, 고용된 노동자들이 혹여라도 소모품처럼 여겨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개발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업계의 요구와 노동자의 권익 보호라는 두 가지 상반된 가치를 정책적으로 어떻게 조화롭게 풀어낼 것인지에 대한 숙제를 남긴 것이다.
이어진 비공개 토의에서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정욱 넥슨 대표, 유승현 원더포션 대표 등 업계 리더들이 혁신적인 기술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게임 산업의 진흥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들은 주변국과의 경쟁 심화 속에서도 AI 기술 등을 통해 작은 회사들의 창의력을 증대시킬 기회가 생겼음을 언급하며, 게임 산업이 전략 품목으로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인식 개선과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인디게임 업체의 경우, 작은 규모의 지원이라도 더 많은 팀에게 제공될 때 효과적인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함께 노동시간 집약적인 작업의 특성, 문화 콘텐츠 수출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 미래 성장 가능성, 원작 저작권 및 멀티 유즈 등 다양한 측면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단순히 게임 산업의 성장만을 도모하는 것을 넘어,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혁신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 및 규제 완화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졌음을 시사한다.
이번 간담회를 통해 게임 산업은 그동안의 단순 오락 콘텐츠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국가 경제와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핵심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다만, 업계의 요구와 노동 환경 개선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가치를 어떻게 균형 있게 반영하여 정책으로 실현해 나갈지가 게임 산업의 향후 ‘레벨업’을 좌우할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