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연휴가 방학처럼 느껴지는 가운데, 많은 이들이 어떻게 하면 이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했다. 이러한 시점에 ‘공연·전시 할인권 2차 배포’ 소식이 들려왔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두었던 문화생활을 이번 기회에 만끽하고 싶다는 열망을 자극하는 소식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할인권 배포의 이면에는 문화 향유의 문턱을 낮추고 실질적인 문화 소비를 촉진하려는 정부의 고민이 담겨 있다.
이번에 배포되는 ‘공연·전시 할인권’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함께 9월 25일부터 진행한 사업의 일환이다. 총 36만 장의 공연 할인권과 137만 장의 전시 할인권이 배포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할인권들이 연말 성수기까지 관람 예정인 공연 및 전시에 적용될 수 있도록 12월 31일까지 사용 기한을 설정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시민들이 계획적으로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2차 배포는 1차 발행 때와 달라진 부분이 존재한다. 2차 할인권에는 일주일의 사용 유효기간이 설정되었으며, 남은 할인권은 매주 목요일마다 재발행된다. 이러한 변화는 1차 발행 시 6주라는 긴 사용 기간에도 불구하고 발급만 받은 후 사용하지 않는 비율이 높아 실사용률을 높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으로, 9월 25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2시에 할인권이 발급되며, 발급받은 할인권은 해당 주의 수요일 자정까지 사용해야 한다. 기간 내에 사용하지 않은 할인권은 자동 소멸되지만, 매주 목요일 새로운 할인권이 발행되므로 이를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할인권은 네이버예약, 놀티켓, 멜론티켓, 클립서비스, 타임티켓, 티켓링크, 예스24 등 7개 온라인 예매처를 통해 발급받을 수 있다. 예매처별로 공연은 1만 원, 전시는 3천 원의 할인권이 매주 1인당 2매씩 발급되며, 결제 1건당 할인권 1매가 적용된다. 할인 혜택은 개별 상품 가격이 아닌 총 결제 금액을 기준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할인권 금액보다 낮은 가격의 공연이나 전시라도 여러 장 구매 시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더 나아가,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을 제외한 지역의 문화 향유를 촉진하기 위해 비수도권 사용 가능한 할인권은 더욱 강화되었다. 비수도권에서는 공연 1만 5천 원, 전시 5천 원의 할인권이 매주 1인당 2매씩 발급된다. 다만, 모든 공연과 전시가 할인 대상인 것은 아니다. 할인 적용 분야는 연극, 뮤지컬, 서양음악(클래식), 한국음악(국악), 무용 등이며, 대중음악 및 대중무용 공연은 제외된다. 전시의 경우, 전국 국·공립 및 사립 미술관 등 시각예술 분야 전시와 아트페어, 비엔날레가 대상이며 산업 박람회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처럼 정책적으로 문화 소비를 장려하는 움직임은, 문화 향유가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지만 가격 부담으로 망설였던 많은 시민들에게 이번 할인권 배포는 예술의 문턱을 낮추고 풍요로운 문화 경험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흐린 날씨가 계속되는 요즘, 실내에서 문화생활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 할인 혜택을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마음의 양식을 쌓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