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지방 곳곳에서 심각한 ‘지방 소멸 위기’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관광 분야의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가 아닌, 지역 고유의 자원을 활용한 지속 가능한 관광 콘텐츠 개발을 통해 지역에 머무는 관광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영덕, 완주, 군산 등 여러 지역에서는 지역 스스로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하는 ‘지역주도형 관광서비스 경쟁력 강화 사업’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최하는 ‘2025 지역주도형 관광서비스 경쟁력 강화 사업’이 있다. 이 사업은 기존의 중앙 주도적이고 일률적인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각 지역이 가진 관광 서비스의 문제를 스스로 진단하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지역 고유의 매력을 살린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우수 사례로 확산시켜 지역 관광 서비스의 품질을 전반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지역이 주체가 되어 관광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도록 돕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다.
이 사업의 구체적인 사례로 영덕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하는 ‘블루로드로 다시 오게’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대형 산불 참사 이후 감소한 관광객을 다시 불러 모으기 위해 기획된 이 프로그램은, 지역의 대표적인 명소인 블루로드 트레킹과 더불어 서핑, 맨발 걷기 등 액티비티 및 웰니스 체험을 결합한 맞춤형 가성비 여행 상품을 제공한다. 이는 지역의 자연 환경과 고유한 매력을 활용하여 관광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또한, 완주문화재단은 지역 먹거리와 마을 이야기를 엮어낸 미식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지역의 일상을 머무는 관광 자원으로 전환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들 두 지역 모두 2025년 사업에 선정되어 지역 고유의 관광 서비스 모델을 설계하고 있다.
한편, 군산문화관광재단은 20년 만에 부활한 군산항 여객터미널을 지역주도형 관광 서비스 사업의 성공적인 결과물로 제시하고 있다. 과거 군산항 여객터미널로 사용되던 공간은 ‘군산항 1981 여객터미널’이라는 이름으로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이곳은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체험, 휴식, 문화의 거점이자 군산의 복고적인 매력을 강화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층은 옛 여객터미널의 모습을 최대한 재현하여 향수를 자극하고, 2층에는 휴식 공간과 독립영화 상영관, 회의실 등을 마련하여 편의성을 높였다. 옥상에서는 군산 내항과 동백대교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을 제공하며, 개관 행사에서는 어부의 일상을 보여주는 연극과 노래, 희망 종이비행기 날리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되어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했다. 이처럼 군산항 1981 여객터미널은 과거의 추억을 간직한 상징적인 장소가 지역 주도적인 노력을 통해 시민에게는 추억의 장소이자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관광객에게는 항구의 매력을 알리고 지역 정체성을 되살리는 핵심 공간으로 거듭난 모범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처럼 ‘2025 지역주도형 관광서비스 경쟁력 강화 사업’에 선정된 군산, 강원, 영덕, 완주, 대구, 경주 등 6개 지역은 각자의 고유한 자원을 바탕으로 지역다움을 살린 문화 콘텐츠를 발굴하고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러한 지역 주도형 관광 사업의 확산은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방문객들은 대한민국 곳곳에서 지역 고유의 색깔을 담은 매력적인 공간과 체험을 통해 변화된 관광 서비스를 직접 누리며 지역의 새로운 활력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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