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기간 동안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의약품 오남용 문제가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임신부 특유의 생리적 변화로 인해 약물의 효과와 부작용 양상이 달라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부족은 산모와 의료 전문가 모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특히 임신 중 흔하게 발생하는 감기, 입덧, 변비, 속쓰림 등 다양한 증상에 대한 의약품 선택은 신중을 기해야 하지만, 최신 정보와 구체적인 지침을 일관되게 얻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또한, 최근 관심이 높아진 비만 치료제나 고혈압, 심장병, 갑상선 질환 등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여성 환자들의 임신 계획 시 의약품 조정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역시 부재하여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과 함께 ‘제20회 임산부의 날’을 맞아 임신 중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적극 지원하기 위한 종합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
식약처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용 ‘임부에 대한 의약품 적정사용 정보집’을 개정·발간했다. 이번에 새롭게 개정된 정보집은 임신부와 그 가족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현장에서 의료 전문가들이 최신 의약품 허가 사항과 진료 지침을 실무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된 최신 의약품 실무 지침서이다. 정보집은 임부의 약리학적 특성과 주요 질환 및 약물 요법, 국내 의약품 허가 사항 등 기본적인 정보는 물론, 감기, 입덧, 변비, 속쓰림 등 임신 중 흔히 경험하는 증상에 대한 안전한 의약품 선택 방법까지 상세히 안내한다. 더불어, 비만 치료제와 같이 최근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의약품의 최신 안전 정보와 고혈압, 심장병, 갑상선 질환 등 만성 질환이 있는 여성 환자의 임신 계획 시 복용하는 의약품 조정 방안 등 폭넓은 최신 의약학 정보를 담았다. 특히, 임신부에게 흔하게 사용되는 250개 약 성분에 대한 상세한 안전성 정보와 함께 성분별 효능, 효과, 용법, 용량, 그리고 임부와 관련된 주의사항을 표 형태로 명확하게 제시하여, 의약품 사용 전 필요한 정보를 손쉽게 확인하고 환자 대상의 복약 상담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번 정보집 발간은 임신 기간 동안 발생하는 임부의 다양한 생리적 변화, 즉 혈장량, 심박출량, 자궁 혈류량 증가 등이 약물의 흡수, 분포, 대사, 배설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시기별 약동학·약력학적 특성을 반영한 적절한 약물 선택과 투여 방법 결정을 지원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감기 치료의 경우,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 습도 유지를 우선 권장하며, 임신 초기 38℃ 이상의 고열 지속 시 태아 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필요 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진통제 복용을 허용하되, 복용량은 하루 4000mg을 넘지 않도록 명시했다. 콧물·코막힘에는 세티리진, 클로르페니라민, 기침에는 덱스트로메토르판 성분 의약품이, 변비 개선을 위해서는 락툴로즈 또는 차전자피 성분 의약품이 권장된다. 다만,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는 임신 20~30주에는 최소량·최단기간 사용을, 30주 이후에는 사용하지 않도록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또한, 태아 저성장을 유발할 수 있는 체중 감량 다이어트나, 태아 기형 유발 가능성이 있는 토피라메이트 등 일부 성분이 포함된 다이어트 보조제 사용을 금하도록 함으로써,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식약처는 임신 중 의약품 사용은 반드시 의사·약사 등 전문가와 상담 후 결정해야 하며, 모체와 태아에게 기대되는 유익성과 위해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정보집이 임신부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약품 사용을 돕고, 의료 전문가에게는 최신의 복약 정보를 제공하는 데 기여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임신한 여성과 태아의 건강 보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