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67개 디지털 기업들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최된 ‘한국 디지털 공동관’에 참여했지만, 이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여전히 가시밭길에 놓여 있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차세대 디지털 기술과 서비스를 세계 시장에 선보이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실질적인 성과 창출과 판로 개척에 대한 압박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지난 13일과 14일 이틀간 UAE 두바이에서 민관합동으로 중동 디지털 수출개척단 활동을 진행했다. 이번 활동은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세 번째 행사로, NIPA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이 주관하여 67개 기업이 GITEX Global과 GITEX Expand North Star에 한국 디지털 공동관을 운영하며 자사의 기술력을 선보였다.
이번 공동관 운영의 근본적인 배경에는 중동 시장의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디지털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대한 갈증이 존재한다. 중동은 젊은 인구 구조와 높은 성장률, 그리고 적극적인 투자유치 환경을 바탕으로 디지털 전환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UAE는 중동 지역 진출의 관문 역할을 하며, 한국 디지털 기업들의 해외 시장 개척 수요가 매우 높은 국가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기회를 발판 삼아 한국 기업들의 혁신 역량을 세계에 알리고 글로벌 판로를 넓히고자 하는 의지가 이번 행사에 담겨 있었다.
이러한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행사는 해결책으로서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는 데 집중했다. 전시 기간 중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NIPA가 주관한 ‘한-중동 비즈니스 파트너십’ 행사에서는 5건의 수출계약과 기업 간 MOU가 체결되며 500만 달러 규모의 성과를 거두었다. 이는 한국과 중동 간 디지털 협력의 높은 잠재력을 확인하고, 우리 기업이 중동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였다. 구체적으로는 인피니트헬스케어의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 계약 체결, 웨이즈원의 실시간 교통정보 통합관리 솔루션 및 포시에스의 스마트 페이퍼리스 솔루션에 대한 MOU 체결 등이 주요 성과로 꼽혔다.
또한, 한국과 중동의 주요 디지털 기업 관계자를 초청한 ‘한-UAE AI 포럼’은 미래 기술 협력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김득중 NIPA 부원장은 개회사에서 “AI 분야에서의 양국 협력은 글로벌 인공지능 강국을 위한 혁신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AI 반도체가 AI 경쟁력의 근간임을 설명하며 양국이 소버린 AI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협력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김태호 노타AI CTO는 AI가 중동에서도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실질적인 도구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동 시장 내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과제는 남아있다. 14일에는 현지 진출 기업을 지원하고 있는 UAE IT지원센터를 방문하여 중동 진출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정책적 지원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박태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은 “이번 중동 지역 수출개척단 활동을 통해 국내 AI·디지털 기업들이 해외 홍보를 넘어 실질적인 계약 성과를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글로벌 AI·디지털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혀, 지속적인 정책 지원을 통한 기업들의 성공적인 중동 시장 안착을 도울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향후 국내 디지털 기업들이 중동 시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