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가을, 반가운 얼굴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 명절이 다가오면 따뜻한 음식 냄새와 함께 음식물 쓰레기 문제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다. 평소보다 손이 커져 넉넉히 준비하는 명절 음식은 ‘먹을 만큼만 적당히 만들어 남김없이 먹자’는 집안의 암묵적인 규칙마저 무너뜨리며, 결국 많은 양의 음식물 쓰레기를 발생시키는 주범이 된다. 이러한 명절 기간 음식물 쓰레기 급증 문제는 환경 보호와 자원 낭비라는 측면에서 심각한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한국환경공단은 추석 연휴 기간 음식물 쓰레기 감량을 위한 ‘추석 명절 음식물 쓱싹 줄이기’ 캠페인을 10월 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명절 기간 급증하는 음식물 잔반을 의식적으로 줄이고, 낭비 없는 건강한 음식 문화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는 환경 보호와 더불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중요한 시도이다. 실제로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하루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은 1만 4천여 톤으로 전체 쓰레기 발생량의 28.7%를 차지하며, 음식물의 7분의 1이 쓰레기로 폐기되어 연간 20조 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야기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번 ‘추석 명절 음식물 쓱싹 줄이기’ 캠페인은 무선인식(RFID) 종량기 후불제를 사용하는 세대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행사 포스터에 첨부된 큐알 코드를 통해 무선인식 태그 인쇄 번호를 입력하면 신청할 수 있다. 캠페인 참여자들은 명절 연휴인 10월 1일부터 14일까지의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RFID 무선인식 음식물 쓰레기 관리시스템을 통해 분석받게 된다. 이후 평상시 배출량과 비교하여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감량한 세대 중 50세대를 추첨하여 10월 30일에 모바일 상품권을 지급할 예정이다. RFID 종량제는 개별 세대가 배출한 음식물 쓰레기의 무게만큼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이전 일반 쓰레기 종량제가 파악하지 못했던 정확한 배출량을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참여 가정의 경우 평상시 160원 정도의 수수료를 지불했으나, 캠페인 참여를 통해 추석 연휴에도 불구하고 120원 정도의 수수료를 지불하며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처럼 RFID 종량제를 통해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투명하게 파악하고 그에 따른 비용을 부과하는 시스템은 소비자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을 의식적으로 하게 만드는 중요한 동기가 된다. 지난 3년간 명절 연휴 기간 동안 RFID 종량제 사용 가정을 대상으로 진행된 캠페인을 통해 무려 6,200톤의 음식물 쓰레기가 감량된 바 있으며, 한국환경공단은 이번 연휴에도 많은 가정의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은 캠페인 참여 외에도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방법을 제시했다. 첫째, 장을 보기 전에 미리 구매 목록을 작성하고 냉장고 재고를 확인하여 불필요한 충동 구매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남은 음식을 그대로 버리기보다 볶음밥이나 샐러드 등 다양한 요리로 재활용하여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동시에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러한 작지만 꾸준한 습관의 변화는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확실하게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으며, 추석 연휴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