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9월 유엔안보리 의장국 수임을 계기로 국제 사회의 미래를 좌우할 인공지능(AI)에 대한 규범 형성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국가 위상을 높이고 미래 먹거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 최고 지도자로서 최초로 안보리 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AI와 국제평화·안보’라는 주제를 선정, 이 첨단 기술이 인류에게 미칠 영향과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데 앞장섰다. 이는 파괴적 혁신을 가져올 AI가 자칫 인류를 위협하고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으로, 대한민국이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국제 규범 형성의 중심 역할을 자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사례다.
이와 더불어 이재명 대통령의 3박 5일간의 유엔 외교는 국민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과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고취하고 국위를 선양하는 성공적인 외교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세계 최고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과의 만남을 통해 최첨단 미래산업인 AI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뜻을 모은 것은 우리 국민의 미래 먹거리를 챙기는 중요한 성과다. 또한,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한국 민주주의 회복의 역사를 선언하며 국민주권국가로서 민주주의 여정에 동참하는 모든 이들에게 ‘빛의 이정표’가 될 것을 약속하여 국제사회에서의 대한민국의 위상을 한층 높였다.
적대와 대립으로 파탄에 빠진 남북 관계 정상화를 위한 ‘END 이니셔티브’ 제시 역시 주목할 만하다. 상대 체제 존중, 흡수통일 및 적대 행위 불가라는 3원칙을 바탕으로 교류, 관계 정상화, 비핵화를 제안하며 한반도에서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가자고 제창했다. 특히 비핵화 진전과 무관하게 북미 관계 정상화를 수용한다는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제안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을 촉진할 효과가 기대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비판과 자국 이기주의 연설로 유엔 무대가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은 자유, 인권, 포용, 연대의 가치를 수호하는 책임 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이 거주하는 내외국인을 동등한 구성원으로 존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한 기후·환경 문제 해결에 모범을 보이며 ‘원조하는 나라’로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실현하고 ‘함께하는 더 나은 미래(Better Together)’ 건설에 앞장설 것을 약속하며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가치를 국제사회에 명확히 각인시켰다.
이 대통령은 또한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대한민국 투자 서밋’을 개최하여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과 해법을 제시했다. 국방비 증액을 통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업 지배구조 개선 및 시장 투명성 제고, 세금 제도 개혁, 확장 재정 정책을 통한 신산업 육성 등을 통해 한국 금융 및 증시의 부흥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러한 유엔 외교 이후에도 몇 가지 중요한 과제가 남아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관세 공세에 대응하여 한미 간 무제한 외환 스와프 체결, 투자 대상 결정에서의 한국 참여, 이익 배분의 상업적 합리성 조정, 그리고 한국인 입국 비자 문제 해결 등은 반드시 합의되어야 할 부분이다. 한국이 미국의 제조업 중흥 동반자로서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치면 미국의 이익도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양국의 호혜적 이익 증진 관점에서 합리적인 합의를 도출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10월 경주에서 개최될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준비와 개최 역시 외교적으로 매우 중요한 과업이다. 20여 개국 정상들의 방한과 함께 한미 및 한중 정상회담, 그리고 세계의 주목을 받는 미중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시설 완비, 경호 및 안전 문제 등 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경주 방문 계기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 가능성에 대비하여 한미 공조를 강화하고, 만약 회담이 개최된다면 이를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 관계 개선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빈틈없이 마련해야 할 것이다.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은 27년간 북핵 문제, 남북 관계, 한미 동맹 등 한국의 국가 안보와 전략을 연구해왔으며, 화해와 공동 번영, 국익 극대화를 지향하는 실용 외교를 주창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