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사춘기 절정을 보내는 자녀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9월, 아들의 생일을 맞아 야외 나들이를 제안했지만 돌아온 것은 시큰둥한 반응뿐이었다. 엄마 아빠와의 외출은 재미없다는 직설적인 답변과 함께 아들이 내민 카드는 바로 영화관 방문이었다. 친구들의 추천으로 ‘귀멸의 칼날’ 관람을 희망하며, 이를 위해 극장 애플리케이션을 열어본 순간 6천 원 할인 안내문이 눈에 띄었다. 이는 단순한 개인적인 할인이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가 영화산업 활성화를 위해 추가로 배포하는 6천 원 할인권 때문이다.
이번 할인권 배포는 지난 7월 25일부터 시작된 민생 회복 및 영화산업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1차 때 사용되지 않은 잔여 할인권 188만 장을 8일부터 추가로 배포하는 것이다. 총 450만 장이 배포되었던 1차 정책에 이어, 이번 2차 배포는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1차 할인권을 이미 사용한 사람도 이번 2차 할인권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회원의 경우 별도의 다운로드 과정 없이 쿠폰함에 1인 2매가 미리 담겨 있어 편리하며, 신규 회원은 별도의 회원 가입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할인 혜택은 단순히 대형 멀티플렉스에 국한되지 않는다. 독립·예술영화 전용관, 작은영화관, 실버영화관 등 다양한 형태의 극장에서도 적용 가능하여, 관객들은 취향에 맞는 영화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더불어, 온라인 예매가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을 위해 종합 안내 창구(☎070-4027-0279)도 운영되어 정보 접근성을 높였다.
이러한 할인 정책은 실제 극장 관객 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1차 할인권 배포 기간 동안 영화관을 찾은 관객 수는 올해 7월 24일까지의 일평균 관객 수 대비 1.8배 증가했다. 또한, 할인권 배포 후 3주간의 분석 결과, 10명 중 3명이 최근 1년간 극장 방문이 뜸했던 신규 또는 기존 고객으로 나타나, 침체되었던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음을 시사한다.
과거 집에서 편안하게 OTT 서비스를 통해 영화를 즐기는 것이 익숙해지면서 극장 방문이 줄어들었던 현실을 고려할 때, 6천 원 할인권은 다시금 관객들의 발길을 극장으로 이끄는 중요한 유인이 되고 있다. 필자의 가족 역시 오랜만에 극장을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며, 아들은 친구와 영화를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미성년자인 아들 역시 회원 가입 후 할인권을 받을 수 있다는 고객센터 문의 결과를 통해, 이 정책이 가족 단위 관객층까지 아우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할인권은 소진 시까지 사용할 수 있으므로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할인권 배포가 사춘기 자녀의 마음을 달래주는 계기가 되었듯, 영화 할인권이 꺼져가던 극장 문화에 다시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