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인 농업 정책 발표가 아닌, ‘2025 대한민국 농업박람회’ 현장은 다채로운 농업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무더운 여름 서울프레스센터 근처 팝업 부스에서 시작된 작은 호기심은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대규모 박람회로 이어졌다. 국민의 삶과 농업의 접점을 탐색하고, 기술 혁신을 통한 농업의 미래를 엿보며, 농촌 지역 소멸 위기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이번 박람회는 우리나라 농업이 직면한 문제점들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제시했다.
박람회의 첫 번째 주제관인 ‘농업과 삶’에서는 농업이 국민 생활과 역사에 얼마나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는지 조명했다. 올해의 농산물인 감자는 ‘서홍’, ‘골든에그’와 같은 다양한 품종뿐만 아니라 감자를 활용한 수제 맥주와 화장품으로도 재탄생하여 그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참여하는 체험 활동은 감자에 대한 이해를 높였으며, 특히 여름철 감자는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는 새로운 정보는 유익함을 더했다. 또한, 농업인이 아닌 이들에게 다소 생소했던 공익 직불제에 대한 현장 설명은 그 중요성과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부스에서는 꿀 등급제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이 제도는 국내산 천연 벌꿀을 8가지 항목으로 평가하여 등급을 판정하고, QR코드를 통해 소비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함으로써 안심하고 꿀을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더불어, 우리 쌀에 대한 소개는 각 지역별 품종의 특징과 용도를 명확히 제시하여, 소비자들이 쌀을 구매할 때 도정 일자와 단일품종 여부뿐만 아니라 품종별 특성까지 고려하게 만드는 계기를 마련했다.
‘농업의 혁신’관은 첨단 기술이 농업과 결합하여 그려낼 미래상을 제시하며, 먹거리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는 중요한 통로가 되었다. 인공지능 선별 로봇은 상처 난 과일을 0.1초 만에 정확하게 골라냈으며, 이는 사람이 처리하는 시간과 비교했을 때 월등한 효율성을 보여주었다. 같은 시간 동안 사람이 17개의 불량 과일을 선별할 때, AI 로봇은 43개를 선별해냈다. 또한, ‘품종 개발을 위한 과실 특성 조사’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은 농업 생산 현장에서 실제로 어떻게 과일의 당도를 측정하고 품질을 관리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그린시스’ 배 품종의 특성과 당도 측정 과정을 직접 체험하며, 참가자들은 단순한 소비자를 넘어 농업 생산 과정의 일부가 된 듯한 경험을 공유했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농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미래 먹거리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색깔 있는 농업’관은 K-푸드를 비롯한 다양한 농업 분야의 매력을 보여주었다. 캔에 담긴 홍어와 같은 기발한 아이디어는 농업의 창의적인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했으며, 다채로운 떡과 전통주, K-미식 벨트 소개는 우리 농업의 문화적 가치를 재확인시켜 주었다. ‘활기찬 농촌’관은 농촌 소멸 위기에 맞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정책과 아이디어들을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특히 ‘농촌 빈집은행’ 정책은 전국 7만 8천 95곳에 달하는 농어촌 빈집 중 60%가 재탄생 가능하다고 보고, 빈집 소유자와 귀농·귀촌 희망자를 공적으로 연결하고 기관이 관리와 운영을 돕는 방식으로, 참여의 용이성과 수리비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하며 농촌 지역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러한 노력들은 농촌이 더 이상 떠나는 곳이 아닌, 새로운 기회를 찾아 ‘돌아오는 곳’으로 변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기자들은 이번 박람회를 통해 친환경 농산물 인증마크의 중요성, 스마트 농업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지역 특성을 활용한 농업 산업화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허민 기자는 유기농·무농약 마크 사용 장려와 적극적인 홍보가 인상 깊었다고 밝혔으며, 자연재해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호소했다. 정아람 기자는 꿀 등급제를 통해 천연 꿀을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게 된 점을 높이 평가하며 제도의 정착을 기대했다.
결론적으로 ‘2025 대한민국 농업박람회’는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먹거리에 대한 애정이 K-농업의 강력한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농업이 더 이상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기술, 문화, 사람을 아우르며 끊임없이 혁신하는 역동적인 현재와 미래를 제시했다. 국민 모두의 농업에 대한 작은 관심들이 모여 대한민국 농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